이란 정부에 반발한 女 축구선수… 2명만 호주 시민권 취득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이란 출신 여자 축구선수 파테메 파산디데(왼쪽)와 아테페 라메자니사데. 사진=AP 연합뉴스 / 호주 내무부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이란 출신 여자 축구선수 파테메 파산디데(왼쪽)와 아테페 라메자니사데. 사진=AP 연합뉴스 / 호주 내무부

이란 정부에 반기를 들었던 이란 여성 축구 국가대표 출신 선수 2명이 호주 시민권을 취득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란 축구선수 아테페 라메자니사데(34)와 파테메 파산디데(22)는 전날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귀화 승인식에서 정식으로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라메자니사데는 “정말 특별하고 잊을 수 없는 날”이라며 소회를 밝혔고, 파산디데 역시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뜻깊은 순간이자 새로운 시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 선수는 지난 3월 여자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호주 방문 당시 인도적 지원 비자를 받은 이란 대표팀 선수 7명 중 일부다. 당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직후 열린 첫 경기에서 이들 선수가 이란 국가 제창을 거부하자, 이란 국영 방송 등에서 이들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처벌을 요구하는 등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호주 내 이란인 공동체의 설득과 호주 당국의 보호 조치 속에 아시안컵 참가를 계기로 망명 기회가 주어졌으나, 함께 비자를 받은 7명 중 5명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이란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스포츠부는 귀국한 선수들을 두고 “국민적 정신과 애국심으로 적의 음모를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반면 호주 시민권을 취득하게 된 라메자니사데와 파산디데는 호주 여자 프로축구(A리그) 팀인 브리즈번 로어에서 훈련을 이어가며 선수 생활을 지속할 예정이다. 귀화식에는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이들에게 시민권 증서를 전달했다.

한편 이번 시민권 수여는 호주 정부가 난민 신청자의 노동·항소 권리를 제한하는 등 이민 규제를 대폭 강화하려는 시점과 맞물려 발표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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