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기업에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지급한 한국 기업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계열사가 미국의 고율 관세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이뤄진 거래여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대가성 거래였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워런, 리처드 블루먼솔,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과 거래한 한국 베이스그룹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의원들은 해당 거래가 “대가성 정치와 잠재적 뇌물 수수에 대한 중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자금은 지난해 베이스그룹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에 지급한 200만달러다. 지난 6월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공개 자료에는 이 돈이 골프장 개발과 관련한 '의향서(LOI)'와 '환불 불가 개발 수수료'의 일부로 기재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목하는 것은 거래 시점이다. 베이스그룹 계열사인 한국알루미늄은 중국산 알루미늄을 이용해 미국의 대중 관세를 우회했다는 의혹으로 미 상무부의 조사를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미국 수출 제품에 대해 105%의 관세가 예비 판정됐다.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를 완화하거나 예외를 인정할 경우 베이스그룹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다”며 “더 낮은 관세를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돈으로 사려 한 것이라면 심각한 부패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알루미늄은 베이스그룹 건설 계열사인 까뮤이앤씨의 자회사다. 처방약 포장재와 식품용 알루미늄 포일 등을 생산하며, 미국 당국으로부터 중국산 원재료를 활용한 우회 수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베이스그룹은 최근 트럼프 일가와 사업 협력을 확대해 왔다. 지난 2월에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총괄부사장인 에릭 트럼프를 서울 본사로 초청했으며, 그룹 계열사를 통해 트럼프 와이너리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고 골프장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다만 트럼프 오거니제이션과 베이스그룹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200만달러는 지난해 8월 체결한 골프장 개발 관련 계약에 따른 정상적인 사업 거래”라며 “알루미늄 관세와 연결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베이스그룹도 해당 자금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골프장 프로젝트 계약금 성격이며, 계열사의 무역 분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트럼프 대통령 가족 기업과 정책 결정 사이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WP는 민주당이 아랍에미리트(UAE)의 트럼프 일가 사업 투자와 미국의 대(對)UAE 수출통제 완화 사이의 연관성 여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