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경기지사가 기업 성장으로 국세와 지방교부세 재원은 늘지만 경기도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고 산업·인구 증가에 따른 기반시설과 소방 비용은 부담한다며 지방재정 배분 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추 지사는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기도 부자 착시현상의 원인, 이중 모순에 갇힌 경기도 재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상 지방교부세 재원에는 내국세 총액의 19.24%가 반영된다. 추 지사는 내국세가 10조원 더 걷히면 지방교부세 재원이 약 1조9000억원, 20조원 증가하면 약 3조8000억원 늘지만 경기도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여서 이를 통한 재정 보전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도 사례로 들었다. 도내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법인세 등 국세 수입과 경기도 지역내총생산(GRDP)은 증가하지만, 법인세는 국세로 귀속돼 경기도 세입이 이에 비례해 직접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기업과 산업시설이 늘어나면서 도로·용수 등 기반시설 확충과 교통·환경 대응에 필요한 지방정부의 재정 수요는 커진다고 지적했다. 인구 증가에 따라 화재·구조·구급 등 소방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는 게 추 지사의 주장이다.
소방 인력과 인건비도 제시했다. 올해 7월 기준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약 6만7000명 가운데 경기도 인력은 약 1만1000명으로 17%가량을 차지한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부담하는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연간 약 1조1000억원인 반면 중앙정부 지원은 약 8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문제 제기는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 이후 이어진 세입 구조 개편 요구와 맞물려 있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며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 등 4대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경기도는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약 9430억원의 지방채을 발행했으며, 당시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에 해당한다.
추미애 지사는 산업 규모가 큰 경기도를 재정 여력이 충분한 지방정부로 보는 데에는 실제 세입·재정수요 구조와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기도가 특별히 더 달라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다”며 “현실에 맞게 지방재정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