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근당이 프랑스 제약사 세르비에의 우울증 치료제 '아고멜라틴' 제네릭(복제약)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두 차례 특허를 깨고도 제품화에 실패해 10년간 제네릭이 없던 시장으로, 내년 6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후발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종근당이 신청한 우울증 치료제 'CKD-299'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 56명을 대상으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올해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진행한다.
종근당은 후보물질 성분과 대조약(D080)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시험 참여 제외 기준이 아고멜라틴 허가사항과 일치한다. 간장애 환자·간 대사 효소(CYP1A2) 강력한 저해제 복용자·유당 분해 문제 등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금기로 둔 우울증 치료제는 아고멜라틴이 유일하다. 흡연 제한 조건도 아고멜라틴 약동학 특성과 맞물린다.
이번 시험은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두 그룹으로 나눠 시험약과 대조약을 각각 두 번씩 교차 투여하는 2군 4기 반복교차 방식이다. 아고멜라틴 성분 특성을 반영한 설계다. 이 약은 간에서 대부분 분해돼 혈중 도달 비율이 5% 미만이고, 사람마다 흡수량 편차가 크다. 참여자 수 역시 56명으로 통상적인 생동시험 두 배다.
아고멜라틴은 기존 항우울제 대표 부작용인 성기능 장애·체중 증가를 개선한 약물이다. 한국세르비에가 2014년 밸덕산으로 출시했으나 급여를 받지 못해 철수했다. 이후 환인제약이 세르비에 독점 공급으로 같은 약을 아고틴정으로 허가받아 국내에 판매 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아고틴은 지난해 원외처방액 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 성장한 금액이다.
제네릭의 경우 현대약품과 한국파마가 2016년 6월 나란히 특허 회피 심판을 청구해 각각 2017년과 2020년 회피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약품은 심판이 진행되는 사이 2016년 12월 국내 첫 아고멜라틴 생동시험까지 승인받아 마쳤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품목 허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5월 명인제약도 환인제약 아고틴을 대조약으로 생동시험 승인을 받으며 후발 경쟁에 나선 상태다.
현재 남은 '결정형 아고멜라틴' 특허 만료일은 내년 6월 9일이다. 종근당 생동시험 종료 시점이 특허 만료 3개월 뒤인 내년 9월인 만큼, 특허 만료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개발 중인 약품은 관련 전략상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