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수영구 광안동 도로변에 관광특구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리면서 지역 정치권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관광특구 유치 성과를 문제 삼자, 정 의원은 관광특구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법 개정을 이미 이끌어냈다며 맞받았다.
민주당 수영구지역위원회는 최근 광안동 일대에 '[해운대] 글로벌 관광특구 지정! [문체위] 정연욱 의원 무얼했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이 지역구인 수영구의 관광특구 지정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그러자 주말이 지난 뒤 해당 현수막 바로 옆에는 '정연욱은 입법했고, 민주당은 뭐했나?'라는 정 의원 측의 반박 현수막이 등장했다. 관광특구를 둘러싼 여야의 주장이 한자리에서 맞붙은 셈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주장이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글로벌 관광특구'는 이미 관광특구로 지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며 “수영구는 아직 관광특구가 아니다. 지정되지도 않은 곳을 두고 '무얼했나'라고 묻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 질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광특구 지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이미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정 의원은 지난 2024년 7월 관광특구 지정 요건 가운데 관광안내시설과 공공편익시설, 숙박시설 등의 기준을 지역 여건에 맞게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안에 반영돼 같은 해 9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10월 22일 공포됐다.
정 의원은 법 개정으로 관광특구 지정 문턱을 낮춘 만큼 이제 실제 지정 신청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관광특구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신청에 따라 시도지사가 지정한다. 이에 따라 수영구의 관광특구 지정 신청은 수영구청장이 해야 한다.
정 의원은 “법은 국회가 만들었다”며 “이제 조례를 정비하고 신청에 나서는 일은 구청과 구의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광안리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될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의 '2024년 부산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주요 방문지 가운데 광안리해수욕장이 5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수영구는 야놀자리서치의 '한국 관광도시 경쟁력 평가'에서도 매력도 부문 전국 1위에 올랐다.
정 의원은 “자격은 충분하다”면서도 “자격이 곧 성공은 아니다”고 밝혔다. 관광특구로 일찍 지정됐지만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있는 만큼 지정 자체보다 콘텐츠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관광특구는 간판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정쟁보다 관광특구 지정을 위한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흠집내기 정쟁에 앞서 사실부터 확인해 달라”며 “사람 이름을 걸어 현수막을 내걸 힘이 있다면 그 힘으로 관광특구 지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써 달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