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일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가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대표자와 임원 중심으로 심사했지만 앞으로는 대주주까지 법 위반 이력과 재무 건전성을 들여다본다. 사업자는 부채비율 200% 이하, 자금세탁방지 인력 4명 이상 등의 요건도 갖춰야 한다. 이미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사업자도 오는 11월 20일까지 새 기준에 맞춰 다시 신고해야 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13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가상자산사업자와 예비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매뉴얼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개편은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 오는 20일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특금법상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는 총 28곳이다.
가장 큰 변화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도 신고 심사를 받게 되는 점이다. 앞으로는 지분 10% 이상을 가진 주주뿐 아니라 임원 선임이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도 포함될 수 있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나 최대주주가 법인일 경우 그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 등도 신고 범위에 들어간다.
심사 기준도 강화된다. 대주주들의 법률위반이력을 폭넓게 살펴본다. 기존 자금세탁·금융 관련 법령뿐 아니라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법, 마약거래방지법 위반까지 따진다. 사업자는 부채비율 200% 이하를 원칙적으로 충족해야 하고, 채무불이행이나 영업정지 이력 등 사회적 신용도 심사 대상이 된다.
자금세탁방지 인력 기준도 구체화됐다. 준법감시인과 보고책임자를 포함해 관련 인력을 4명 이상 확보해야 하며, 준법감시인에게는 일정 수준의 경력이나 전문 자격도 요구된다. 다만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해 일부 겸직은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산설비와 내부통제도 서류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동 여부까지 심사한다. 고유식별정보나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전산설비는 국내에 둬야 하며, 필요하면 금감원이 현장점검에 나설 수 있다.
변경신고도 까다로워진다. 대주주와 법령준수체계가 바뀌는 경우 기존에는 변경 후 14일 이내 신고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변경 30일 전에 미리 신고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도 예외가 아니다. 8월 20일 현재 신고가 수리된 사업자는 11월 20일까지 대주주, 재무상태, 법령준수체계 등을 새 기준에 맞춰 다시 신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비수탁형 지갑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도 구체화했다. 사업자가 이용자 개인키에 독점적인 관리권한을 갖지 않는 비수탁형 지갑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사업자가 가상자산을 단독 이전할 수 있는지, 개인키를 임의로 생성·인식·복호화할 수 있는지, 이용자가 실질적인 서명 주체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하주식 금융정보분석원 제도운영기획관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국민의 경제생활과 금융시장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는 시장으로 성장한 만큼 가상자산 신고제를 막 도입했던 2021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사업자 및 대주주에 대한 엄격한 진입 규제는 국제기구인 FATF 기준이나 주요국들의 규제 방향하고 일치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