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원전 기업의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 공급망 진입이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 글로벌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주요 조건에 합의하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SMR 사업 개발에 참여한다. 정부는 국내 중소·중견 원전기업까지 기자재·시공 등 공급망 참여를 넓혀 원전 수출 시장을 대형 원전에서 SMR로 다변화한다.
1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방한 중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과 이날 만나 테라파워 SMR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SK와 HD현대 등 국내 기업은 이미 테라파워에 재무적 투자를 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외 국내 원전 기업들도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미국·해외 사업에서 기자재 공급과 운영, 시공 등 다양한 분야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에서 4세대 SMR인 '나트륨(Natrium)'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물 대신 소듐(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로 모듈당 발전용량은 345㎿다.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건설허가를 받았으며 2031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김 장관은 SMR 시장 확대를 위해 테라파워의 표준설계와 한국의 대량 양산 공급망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지난 50여년간 국내외 원전 건설·운영을 통해 대기업의 주기기 제작 역량부터 중소·중견기업의 제조 기반까지 갖춘 만큼 테라파워의 생산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측 논의는 구체적인 사업 협력으로도 이어졌다. 면담 후 김 장관과 게이츠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테라파워와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공동사업 추진계약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과 해외시장에서 테라파워의 SMR 사업 개발과 미국 내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했다. 향후 사업이 확대되면 국내 원전 기자재 기업의 테라파워 공급망 진입에도 추가 기회가 생길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했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원전 수출 구조를 대형 원전 중심에서 SMR까지 넓힌다는 구상이다.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 SMR이 개발되는 가운데 아직 글로벌 공급망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라는 판단에서다.
산업부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SMR 투자와 사업 개발뿐 아니라 중소·중견 원전기업의 기자재 공급망 진입도 지원할 방침”이라며 “해외 SMR 사업에 국내 제조·건설 생태계를 연계해 한국 원전기업의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