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수요에 MLCC 납기 양극화…고사양 제품 10개월 임박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생성 AI 이미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생성 AI 이미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에서 제품 사양에 따른 납기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 제품은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고사양 제품의 납기가 크게 길어졌다.

티티아이(TTI)의 납기 동향 차트에 따르면 8월 기준 일반 케이스 크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납기는 대부분 14∼18주(약 3.5∼4.5개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용량·고전압 제품은 15∼20주(약 4∼5개월) 내외로 나타났다. 에이브넷 아바쿠스(Avnet Abacus)가 공개한 2026년 8월 기준 납기 안내에서도 다층 표면실장형, 고용량, 자동차 등급 모두 8∼20주 이상(약 2∼5개월)으로 기록됐으며 전망은 안정으로 표시됐다.

반면 고사양 제품은 상황이 다르다. 컴포넌트뉴스(ComponentNews)는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심각 단계로 분류하고, 무라타와 삼성전기 기준 20주 이상(약 5개월 이상)이며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키 납기 동향 자료에서도 고용량 제품군에서 공급사별 차이가 두드러지며, 일부 삼성전기 제품은 평균 40주대에 이르는 사례가 확인됐다. 무라타의 고용량(1마이크로패럿 이상) 제품은 7월 기준 최대 30주로, 6월(24주)보다 추가로 연장됐다.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36주까지 언급된다.

이 같은 양극화의 핵심 원인은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다. 인공지능 서버는 전원 공급망의 디커플링과 필터링을 위해 고용량·소형·고신뢰성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일반 서버보다 5∼13배 이상 필요로 한다.

고사양 제품은 5∼10개월 이상의 긴 납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수동부품 납기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였던 것과 달리, 현재의 뚜렷한 격차는 일시적 붐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수요 구조의 근본적 재편으로 해석된다.

신규 생산 능력 확대는 2026년 4분기에서 2027년으로 미뤄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제조사의 가격 인상과 장기 공급 계약 체결 증가가 병행되고 있다.

납기가 5개월을 넘어 거의 1년에 근접한다는 것은 제조사가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가격 결정력이 강화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업계 관계자 “수동부품 산업 특성상 신규 생산 라인 구축에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긴 납기는 당분간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강력한 신호”라며 “각 기업 조달 담당자에게는 여유 재고 확보와 장기 계약 검토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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