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硏, 전자파 막고 열까지 숨기는 고강도 초박막 복합소재 필름 개발

벽돌-시멘트 구조로 CNT섬유-맥신 결합
유연한 필름 형태로 차세대 전자제품 적용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 융·복합재료연구본부 김태훈 박사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선준·김재우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탄소나노튜브(CNT) 섬유와 맥신(MXene)을 결합해 전자파 차폐와 적외선 스텔스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고강도 초박막 복합소재 필름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 섬유와 맥신을 결합한 고강도 초박막 복합소재 필름을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융·복합재료연구본부 (왼쪽부터)김태훈 책임연구원, 최민석 학생연구원, 박경태 박사후연구원.
탄소나노튜브 섬유와 맥신을 결합한 고강도 초박막 복합소재 필름을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융·복합재료연구본부 (왼쪽부터)김태훈 책임연구원, 최민석 학생연구원, 박경태 박사후연구원.

CNT 섬유는 가볍고 강하며 전기전도성이 높아 전자파 차폐 소재 등으로 활용된다. 맥신은 금속과 탄소 등으로 이뤄진 얇은 판 형태 2차원 나노소재로 전기전도성이 높고 적외성 방출이 적지만 단독으로 필름을 만들 경우 기계적 강도와 장기 안정성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CNT 섬유와 맥신 두 소재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위해 건축물의 '벽돌-시멘트' 구조에 착안했다. CNT 섬유 표면에 맥신과 결합할 수 있는 아민 작용기를 형성한 뒤 섬유를 맥신 용액에 연속적으로 통과시키면서 나란히 감아 필름 형태로 제작했다. 그 결과 정렬된 CNT 섬유가 벽돌, 섬유 사이를 채운 맥신이 전기가 통하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구현했다.

이러한 구조는 CNT 섬유 사이의 미끄러짐을 억제해 필름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필름 전체에 끊김 없이 전기가 흐를 수 있는 통로를 형성해 전자파 차폐 성능을 높인다. 필름 표면을 덮은 맥신은 적외선 방출을 줄여 열화상 카메라와 같은 적외선 탐지 장비에 대한 노출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개발된 필름의 두께는 17.5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 굵기 약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통신·레이더 대역에서 입사하는 전자파의 99.9999999% 이상을 차단하는 90 데시벨(dB) 수준의 차폐 성능을 나타냈다. 여기에 1.02 기가파스칼(GPa)의 인장강도를 확보해 고강도 강철에 버금가는 수준의 기계적 특성을 보였다. 이와 함께 적외선 방출을 억제하는 특성을 구현했으며 기존 맥신 필름과 비교해 고온·다습한 환경과 반복적인 변형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CNT섬유-맥신 하이브리드 필름의 적외선 스텔스 성능. 고온의 비행기 모형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 필름을 덮은 부분은 적외선 방출이 억제돼 배경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CNT섬유-맥신 하이브리드 필름의 적외선 스텔스 성능. 고온의 비행기 모형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 필름을 덮은 부분은 적외선 방출이 억제돼 배경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번 기술은 얇고 가벼우면서도 전자파 차폐와 적외선 스텔스 기능을 동시에 갖춰 전투기와 무인기, 드론 등 무기체계의 생존성 향상과 항공우주 전자장비 보호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유연한 필름 형태로도 제작할 수 있어 5G·6G 통신기기와 웨어러블 기기,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차세대 전자제품의 전자파 차폐 소재로도 적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현재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향후 필름의 대면적화와 실제 부품 적용을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요소기술인 CNT 섬유 생산 기술은 현재 두 건의 기술이전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훈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의 핵심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나노소재를 벽돌과 시멘트처럼 결합해 각 소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것”이라며 “향후 미래 무기체계와 항공우주 분야는 물론 차세대 통신기기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전자파 문제를 해결하는 다기능 소재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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