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도가 넘는 무더위 속 아침부터 긴팔 블라우스와 긴 정장 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속속 모였다. 자기소개와 예상 면접 질문에 대한 답을 빼곡히 적어 내려간 A4용지를 보며 연신 중얼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떤 은행이든 붙었으면 좋겠다”는 구직자의 한 마디에서 간절한 마음이 엿보였다.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풍경이다.
금융권 82개사가 참가하는 공동채용 박람회에서는 금융권 입사를 원하는 구직자들이 원하는 기업 담당자와 소통하고 모의 면접을 볼 수 있다. 은행, 증권 등 14개사가 진행하는 면접은 사전에 제출한 서류 평가를 통해 선발된 우수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각 사 별로 약 100명 안팎의 면접이 이뤄졌다.

올해는 국내 은행뿐 아니라 중국공상은행, 한국투자증권도 우수면접자에게 서류전형 시 혜택을 제공하는 현장면접에 참여한다. 중국공상은행 관계자는 “중국공상은행이 현재 하반기 공채 전형 중인데, 박람회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돼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면접 기회를 제공하고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교복 차림의 학생부터 군인, 퇴사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지원자까지 다양한 구직자들이 박람회를 찾았다. 박람회가 시작되자마자 입사를 원하는 각 사 부스를 찾아가 임직원들과 채용 상담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토스뱅크 채용 부스를 찾은 군인 이 씨는 “부스 방문을 통해 입사할 때 어떤 강점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지 알게 됐다”며 “박람회에서 직접 현직자와 대화하고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우수면접자에게 주어지는 공채 1차 서류전형 면제권을 얻기 위해 박람회를 찾았다는 지원자도 많았다. 은행권 면접이 이루어진 관에는 일반 부스가 비치된 관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은행 모의면접을 기다리던 한 구직자는 “박람회에서 우수면접자로 뽑히면 공채 전형이 수월할 거 같아 신청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외 직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중고신입'들도 많았다.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구직자부터 뷰티 업계에서 해외영업을 하다 금융권 취업으로 발길을 돌린 구직자까지 박람회를 찾았다. 이들은 여러 금융권 관계자가 모여있는 만큼 많은 회사의 담당자와 소통하며 채용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기업 현직자가 직접 채용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칭챗'에도 구직자들로 붐볐다. 오후 1시 10분부터는 NH농협은행, 미래에셋증권, 삼성화재해상보험, 한국수출입은행 4개 기업이 함께 코칭챗을 진행했다. 마련된 좌석이 부족해 주변을 에워쌀 정도로 구직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코너였다.
기업 인사담당자와 1:1로 진행하는 모의 면접 외에도 AI 면접, 화상면접까지 다양한 면접 방식이 이뤄졌다. 박람회 한쪽에 마련된 AI 면접은 투명 부스에 들어가 AI가 질문하고, 지원자가 대답하면 면접 결과를 제공해준다. AI 채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딥에이아이 관계자는 “금융권 채용 박람회에서 AI 채용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금융권에서도 AI 적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채용에서 AI가 접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