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호황기마저 제쳤다”…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8.9조 '역대 최대'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가 9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민간 금융기관의 벤처펀드 출자가 55%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인공지능(AI)·반도체·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의 대형 투자가 시장 회복세를 이끌었다. 초기기업 투자도 크게 증가하며 투자 저변도 넓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한 8조8676억원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상반기 최대였던 벤처 호황기 2022년의 7조6442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도 8조4366억원으로 33.0% 늘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2022~2026년 상반기 벤처 투자 및 편드결성 현황(단위 : 억원)
2022~2026년 상반기 벤처 투자 및 편드결성 현황(단위 : 억원)

민간자금 유입 확대가 두드러졌다.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출자는 전년 동기보다 58.3%, 민간 부문 출자는 28.1% 증가했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 출자액은 2조6061억원으로 54.9% 급증했다. 지난 3월 정책 목적 벤처펀드의 위험가중치가 400%에서 100%로 낮아지는 등 규제 완화가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자는 게임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늘었다. ICT제조가 전년 동기 대비 143.3% 증가했고 전기·기계·장비 90.4%, ICT서비스 62.2%, 바이오·의료 53.6% 등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칩, 휴머노이드 등 반도체·로보틱스 분야에서 대형 투자가 이어진 영향이다.

투자 보수화로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초기기업 투자도 회복세를 보였다. 업력 3년 이하 기업 투자액은 1조8282억원으로 56.4% 늘었고, 투자 유치 기업 수도 499개에서 643개로 28.9% 증가했다. 특히 벤처투자회사·조합 기준 100억원 이상을 유치한 초기기업 16개사가 총 4218억원을 조달했으며 이 가운데 AI·로보틱스 기업 9개사가 3153억원을 차지했다.

김대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리벨리온이나 퓨리오사 같은 딥테크 기업의 성장 사례가 나오면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초기에 선별해 큰 자금을 투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초기투자 트렌드 자체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정책관이 19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6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봉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정책관이 19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6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봉덕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기준금리가 0.5%였던 2021년 연간 최고 투자 실적이 15조9000억원이었는데, 현재 상반기 추세를 보면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다”며 “하반기 국민성장펀드 등의 투자가 본격화되면 벤처투자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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