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자 커피에 이뇨제 타고 노상방뇨 권유”…프랑스 고위 공무원 고소 잇따라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한 고위 공무원이 채용 면접을 빌미로 여성 면접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한 사건에 대한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BBC 방송이 보도했다.

문제가 된 피의자는 프랑스 문화부의 고위 공무원 크리스티앙 네그르다. 일례로 지난 2011년 7월, 아나이스 드 보스(당시 27세)는 문화부 면접을 보던 중 네그르가 건넨 커피를 마신 후 이상 증세를 느꼈다.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던 드 보스는 예의상 커피를 반쯤 마신 후, 네그르의 제안으로 함께 거리 산책에 나섰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드 보스는 갑작스럽고 참을 수 없는 배뇨감을 느끼고 급히 화장실을 찾았다. 그런 드 보스에게 네그르는 센강 다리 아래의 한 창고 문을 가리키며 “여기서 해결해도 된다”고 말했다. 드 보스는 당혹감 속에서 인근 카페 화장실로 이동하려 했으나 결국 참지 못하고 옷에 소변을 지리는 수치스러운 일을 겪었다.

드 보스는 BBC 글로벌 위민과 인터뷰에서 “그가 타온 커피가 맛이 이상해서 절반만 마셨다”며 “이후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자 그는 나에게 '오, 오줌이 마려우세요?'라고 물었다. 당시에도 그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정말 이상하다고 느꼈다. 마치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이상한 일 정도로만 여겼던 이 사건의 실체는 2019년 경찰 연락을 받은 후에야 밝혀졌다. 네그르는 드 보스를 포함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면접을 보러 온 여성 250여 명에게 이뇨제를 몰래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경찰이 네그르의 컴퓨터에서 확보한 '실험 P(Experiments P)'라는 엑셀 문서에는 여성들의 면접 도착 시간, 이뇨제 투여 시점, 배뇨까지 걸린 시간, 착용한 속옷 종류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네그르는 2018년, 테이블 밑에서 동료 여성의 사진을 촬영하다 적발된 것을 계기로 수사를 받기 시작해 이듬해 문화부에서 해임됐다. 그는 당국 조사에서 면접자들에게 굴욕적인 상황을 강요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약물 투여, 사생활 침해, 성폭행 등의 혐의로 정식 수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마리엘렌 브리스 역시 2016년 면접 당시 유사한 피해를 보고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브리스는 당시 심한 배뇨감으로 화장실을 찾았으나 네그르가 공중화장실이 없는 곳으로 안내해 결국 공공장소에서 소변을 봐야 했다.

피해자들은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화학적 복종)에 대해 프랑스 사법 당국의 수사 및 재판 절차가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유엔여성기구 관계자 또한 성폭력 의혹 사건 처리 지연이 피해 여성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며 정부와 사법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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