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식사만 8번”…76년 옥살이한 美 최장기 사형수, 101세로 자연사

미 최장기 사형수 클리퍼드 스미스 생전 모습. 사진=BBC
미 최장기 사형수 클리퍼드 스미스 생전 모습. 사진=BBC

미국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뒤 집행이 8차례 연기됐던 한 남성이 무려 76년을 교도소에서 보낸 끝에 101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복역한 수감자로 알려져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미국 코네티컷주 요양시설 '60웨스트'에 머물던 프랜시스 클리퍼드 스미스가 지난 6월 101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스미스는 25세였던 1949년 경비원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듬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이후 76년에 걸쳐 석방과 재수감을 거듭했다.

그의 사건에서는 범행을 입증하는 자료와 관련자들의 진술이 여러 차례 뒤집혔다. 당시 체포에 관여했던 경찰관 가운데 한 명은 훗날 스미스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을 언급했고, 사면위원회에서도 그가 실제 사건 현장에 있었는지조차 분명하지 않다는 취지의 판단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사형 선고의 집행은 모두 여덟 차례 연기됐다. 그 과정에서 사형수에게 제공되는 이른바 '최후의 식사'를 여덟 번이나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미 최장기 사형수 클리퍼드 스미스 생전 모습. 사진=BBC
미 최장기 사형수 클리퍼드 스미스 생전 모습. 사진=BBC

스미스는 생전 줄곧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범죄 전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부터 여러 경범죄를 저질렀으며, 1975년에는 10개월 동안 조건부 석방된 상태에서 절도 및 무기 소지 혐의로 다시 붙잡혔다.

교도소 안에서는 비교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생활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네티컷주 교정 당국 관계자는 그에게 '버드맨(Birdman)'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BBC에 설명했다. 교도소에서 주변의 새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교정 당국 관계자는 스미스가 옷 안에 빵을 가능한 한 많이 넣고 다녔다며, 직원들도 새에게 먹이를 주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어느 정도 허용했다고 전했다.

노년기에 접어든 그는 2020년 감독 아래 생활하는 가석방 형태로 요양시설에 들어갔다. 이후 시설에서 지내며 생애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미국의 고령 수감자 문제를 연구해온 스테퍼니 프로스트 박사는 고령 수감자의 증가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며 호주와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60웨스트 측은 스미스가 101세 6개월을 일기로 노환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또 임종 과정에서 가족들의 참여는 거의 없었으며, 시설 측이 그의 존엄성을 고려해 마지막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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