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는 곽진태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실제 병리과 의사처럼 단계별 추론을 거쳐 위암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AI 모델 'AUGUST(Adaptive Unified Gastric diagnosis Using Sequential Tasks)'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디지털 병리 분야의 AI는 글자·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는 '다중모달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해 왔다. 앞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세부 진단을 이어가는 실제 의사들의 진단 추론 과정을 수행하지 못해 임상 현장 도입에 제한적이었다.
위장관 병리(Gastric Pathology) 진단과 같은 복잡한 영역은 상위 진단(종양 유무 등)의 결과에 따라 하위 진단(악성도 평가 등)이 결정되는 의존성을 가진다. 기존 AI는 이러한 진단 작업들을 개별적이고 독립된 것으로 취급해 진단의 논리적 연결성을 훼손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UGUST'는 병리 전문의의 단계적 추론 과정을 그대로 모방하도록 설계된 순차적 질의응답 프레임워크다. 이미지만을 보고 최종 정답을 내놓는 대신, 이전의 진단 소견을 조건으로 해 다음 단계에 필요한 맞춤형 질문을 반복적으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거대한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를 문맥에 맞게 분석하고 타당한 경로 내에서만 답변을 도출하도록 제한함으로써 진단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10년간(2014~2023년) 수집한 6913장의 위장관 WSI와 2만7069개의 질의응답 쌍을 활용해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 학습 데이터를 포함해 총 2만 3000장 이상의 WSI를 대상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AUGUST는 현재 의료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비전-언어 모델과 다중 인스턴스 학습(MIL) 알고리즘을 모두 뛰어넘는 우수한 정확도와 일관성을 기록했다.
곽진태 교수는 “향후 실제 진단 현장에서 병리 전문의들의 의사결정을 돕고 진단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여주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헬스케어 과학 및 서비스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npj Digital Medicine(IF=18)' 온라인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현대차정몽구재단,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등 의료 및 인공지능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융합 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