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1월 출시 예정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6(GTA6)'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게임 이용자를 노린 가짜 웹사이트와 사이버 사기 인프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보안 기업 서프샤크(Surfshark)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GTA6 관련 도메인은 210개를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약 4곳 중 1곳에서 가짜 사전예약 페이지, 허위 암호화폐 투자, 악성코드 유포 등 사이버 공격과 관련된 정황이 확인됐다.
관련 도메인 증가세가 가파르다. GTA6 관련 신규 도메인은 7월 말 약 100개에서 8월 중순 212개로 늘어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게임 출시 전까지 관련 도메인이 750개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안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상당수 사이트가 아직 적극적으로 악성 행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도메인은 이미 실제 위협으로 분류돼 차단 목록에 포함됐지만, 상당수는 별다른 활동 없이 운영되다가 GTA6 출시를 전후해 이용자와 검색 트래픽이 급증하면 공격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프샤크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 카롤리스 카추리스(Karolis Kaciulis)는 이번 현상을 전형적인 '브랜드 하이재킹(Brand Hijacking)' 수법이 대규모로 조직화된 사례로 평가했다.
카추리스는 “플레이할 수 있는 빌드에 대한 소식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 사이 가짜 사이트와 악성 검색 결과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사기범들은 GTA6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이용해 '얼리 액세스'를 미끼로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공식 사이트처럼 보이는 도메인을 등록해 정상적인 서비스를 모방하고, 이용자가 URL의 미세한 차이를 놓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며 “이러한 사이트는 출시 당일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는 순간 공격에 활용되도록 미리 구축된 디지털 지뢰와 같다”고 설명했다.
GTA6 공식 출시 플랫폼과 이용자들의 기대 사이 간극도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가 발표한 GTA6 출시 플랫폼은 플레이스테이션5와 X박스 시리즈 X|S다. 그럼에도 인터넷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PC 버전이나 모바일 버전을 찾는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프샤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7500명 이상 이용자가 GTA6의 '크랙' 버전이나 모바일 APK 등과 관련된 검색어를 찾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이 같은 수요를 악용해 'GTA6 PC판 다운로드' '모바일 APK' '얼리 액세스' '크랙 버전' 등을 내세운 악성 파일을 유포할 수 있다. 이용자가 게임을 내려받기 위해 실행한 파일이 실제로는 악성코드이거나 개인정보와 계정 정보를 탈취하는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카추리스는 “사기범들은 콘솔 전용 출시라는 공백을 노리고 있다”며 “PC판이나 모바일 버전을 찾는 이용자들이 많은 만큼 가짜 얼리 액세스와 크랙 버전을 미끼로 악성코드나 정보 탈취 도구를 유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안 위협은 향후 GTA6 PC 버전이 출시될 경우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GTA 시리즈는 PC 이용자와 모드 제작 커뮤니티가 매우 큰 게임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향후 PC 버전이 출시되면 '독점 모드' '미공개 차량' '그래픽 개선 모드' 등을 가장한 악성 파일이 새로운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추리스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대규모 사기 공세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게임이 PC로 출시되면 GTA 모드 커뮤니티를 겨냥한 새로운 유형의 위협이 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범들은 '독점 모드' 파일 등을 미끼로 정교한 악성코드를 유포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구축되고 있는 악성 인프라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공격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GTA6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들이 비공식 다운로드 사이트나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를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공식 발표가 없는 PC·모바일 버전, 검증되지 않은 베타 테스트, 얼리 액세스, 사전예약 등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사이트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GTA6와 관련한 출시 일정과 플랫폼, 사전예약 정보 등은 락스타 게임즈 공식 채널과 공식적으로 검증된 콘솔 스토어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게임 출시가 가까워질수록 검색 결과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련 사이트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무료 다운로드' '얼리 액세스' 'PC 크랙' '모바일 APK'와 같은 문구를 내세운 사이트를 무심코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 보안 수칙이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