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고효율·고내구성 유기반도체 광전극 개발

유사 이중층 설계로 전하 손실· 전극 손상 낮춰
광전류밀도 22%, 작동 안정성 300% 향상

UNIST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왼쪽부터 조한희 교수, 최문기 교수, 송명훈 교수, 채규원 연구원)
UNIST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왼쪽부터 조한희 교수, 최문기 교수, 송명훈 교수, 채규원 연구원)

유기 반도체 기반 광전기화학전지는 넓은 범위의 빛을 흡수하고 저온 용액 공정으로 만들 수 있는 차세대 태양광 수소 생산 기술이다. 하지만 유기반도체내 전자와 정공이 붙어 있는 전하쌍이 약 10나노미터(㎚)밖에 이동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빛을 받아 만들어진 전자와 정공도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효율이 떨어졌다.

조한희·최문기·송명훈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하 조 교수팀)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연구진과 유기반도체 공여체층과 수용체층을 차례로 쌓아 중간에 혼합층을 만드는 방식으로 새로운 고성능 광양극(Photoanode)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광양극은 햇빛을 받아 물에서 산소를 만드는 광전극의 일종이다. 햇빛을 받으면 광양극 안에 양전하 입자인 정공(+)과 음전하 입자인 전자(-)가 생기는데, 정공이 물과 반응해 산소가 나온다.

조 교수팀이 개발한 광양극은 유기반도체 수용체층과 공여체층 사이에 둘이 섞인 혼합층을 만든 '유사 이중층 구조'다. 유기 반도체 박막 제조 과정에서 수용체층을 쌓고 그 위에 공여체층을 바르면 이 공여체 용액이 아래 수용체층에 일부 스며들면서 혼합물층이 만들어진다.

유사 이중층 구조는 전자와 정공이 생겼다가 다시 합쳐져 사라지는 재결합 손실을 크게 줄여준다. 햇빛을 받아 생긴 정공이 더 많이 산소를 만드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벌크 이종접합(왼쪽)과 유사 이중층 구조 광전극의 전하 이동 및 재결합 메커니즘 도식도. h는 양전하 입자인 정공, e는 음전하 입자인 전자를 나타낸다.
벌크 이종접합(왼쪽)과 유사 이중층 구조 광전극의 전하 이동 및 재결합 메커니즘 도식도. h는 양전하 입자인 정공, e는 음전하 입자인 전자를 나타낸다.

기존에는 공여체와 수용체를 무작위로 섞은 '벌크 이종접합(BHJ)' 구조를 주로 사용했다. 이 구조는 전자와 정공을 갈라놓는 데는 유리하지만 전자와 정공이 이동하는 길까지 무작위로 얽히면서 전체 성능과 장기적 작동 안정성까지 저해했다.

개발 광양극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 구조보다 약 22% 향상된 1.75㎃/㎠ 평균 광전류 밀도를 나타냈다. 광전류 밀도 값이 클수록 광양극은 산소를 더 많이 만든다. 물 산화 반응을 위해 외부에서 걸어주는 전압도 0.35V에서 0.15V로 낮아졌다.

작동 중 광전류 밀도가 0.5㎃/㎠까지 떨어지는 데 걸린 시간을 기준으로 비교한 안정성도 기존 대비 약 300% 향상됐다. 산화력이 강한 정공이 유기반도체를 손상시키기 쉬운데, 공여체와 수용체가 맞닿는 내부 혼합층에는 손상이 덜 가기 때문이다.

조한희 교수는 “광양극 박막 안에서 두 물질의 배열을 조절해 성능과 작동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며 “낮은 전압에서도 잘 작동해 외부 전압 없이 햇빛만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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