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스위스 명품 업체와 손잡고 일부 임직원들을 위한 초고가 한정판 시계를 별도로 제작한 사실이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스위스 시계업체 뱅가트(Vanguart)에 개인 맞춤형 시계 7개를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뱅가트는 지금까지 시장에 내놓은 제품이 200개에도 미치지 않는 소규모 브랜드다. 이번에 만들어진 시계는 뱅가트의 대표 제품인 '오브(Orb)'를 바탕으로 설계됐으며, 해당 모델의 판매가는 최소 18만 달러(약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제품 곳곳에는 오픈AI와 관련된 상징적인 요소들이 들어갔다.
시계 내부의 회전 장치에는 올트먼 CEO가 자주 언급하는 '연산은 운명이다(Compute is destiny)'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시간을 조정하는 용두에는 '스케일링(Scaling)'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케이스 뒷면에는 파이썬 코드 형식으로 '만약 AGI가 정렬됐다면 배포하라(if AGI.aligned: deploy())'는 문장을 새겼다.
메흐메트 코루튀르크 뱅가트 회장은 디자인에 담긴 의미에 대해 “AI는 평화를 위한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그 의미를 알아볼 수 있는 이들에게 은밀한 존중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직원 33명 가운데 약 3분의 1이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됐다고 전했다. 제작 수량이 7개에 불과한 만큼 해당 제품들은 오픈AI의 주요 경영진이 소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AI는 별도의 임직원 선물용 제품도 마련했다. 롤렉스 계열 브랜드 튜더와 함께 400개의 전용 시계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의 다이얼에는 오픈AI 로고를 넣었으며, 케이스 뒷면에는 '좋은 연구에는 시간이 든다'는 문구를 새겼다.
오픈AI 응용연구 부문을 이끄는 보리스 파워는 구글 직원들이 튜더와 제작한 기념 시계를 소개한 SNS 게시물에 “오픈AI의 커스텀 시계가 두 배 더 희귀하다”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오픈AI뿐 아니라 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고급 시계를 직접 제작하거나 수집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공개 행사에서 스위스 시계 브랜드 F.P. 주른의 약 130만 달러(약 18억원) 상당 제품을 착용해 주목받았다. 올트먼 역시 과거 약 65만 달러에 이르는 그뢰벨 포지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알려진 바 있다.
어도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영국 시계 브랜드 스튜디오 언더독과 직원용 제품을 준비 중인 조지아 벤자민은 “상징적인 물건을 갖는 것은 특정 내부 집단의 일원이 된 듯한 소속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 기술기업 로고가 들어간 튜더 제품은 희소성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시계 경매업체 '루프 디스'의 에릭 쿠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일부 제품은 출고가의 두 배를 넘어 최대 1만500달러(약 14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