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 출신 30대 네팔 총리, 160명 사망 '대홍수 대응' 첫 시험대

발렌드라 샤 네팔 신임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발렌드라 샤 네팔 신임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대규모 홍수로 네팔에서 최소 160명이 숨진 가운데, 래퍼 출신의 젊은 정치인 발렌드라 샤(36) 총리의 위기 대응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발렌'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샤 총리는 지난해 9월 네팔을 뒤흔든 Z세대 주도의 반정부 시위 이후 기존 정부가 무너지고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하며 총리직에 올랐다. 취임 5개월 만에 대형 자연재해를 맞으면서 재난 대응 능력이 정치적 리더십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이 될 전망이다.

샤 총리는 2022년 수도 카트만두 시장에 당선되며 정치권에 등장했다. 네팔 역대 최연소 총리인 그는 정치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부패와 높은 청년 실업률, 반복되는 정치적 혼란에 지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내세웠다.

검은 정장과 전통 모자, 선글라스를 즐겨 착용하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한 그는 정치 메시지를 랩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총리 취임 직전에는 SNS를 통해 사회 통합을 강조하는 랩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취임 이후에는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고 주로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홍수 대응은 그가 실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부 조직을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대형 시험으로 평가된다.

네팔 주민들이 대홍수로 쓸려간 마을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AP 뉴시스
네팔 주민들이 대홍수로 쓸려간 마을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AP 뉴시스

샤 총리는 홍수 피해가 커지자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SNS 성명을 통해 “여러분이 겪은 고통과 피해는 결코 작지 않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국가는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와 치료는 물론 식량과 식수, 주거 지원에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며 피해 지역에 의료진과 구호 인력을 파견하도록 했다. 홍수로 파괴된 도로와 교량, 전력·상수도 시설을 우선 복구하고 이재민을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네팔은 1990년 이후 32개 정부가 들어설 정도로 정치적 불안정이 반복돼 왔다. 부패와 높은 청년 실업률로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상황에서 샤 총리는 기성 정치권과의 단절을 앞세워 정권을 잡았다.

이번 홍수 대응은 그가 내세운 '새 정치'가 실제 국정 운영과 위기 관리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중대 시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