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립과학관도 통폐합 대상에…일방적 추진에 노조 반발

전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과학관 현황
전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과학관 현황

정부가 영남·호남·강원권 과학문화 거점인 지역 국립과학관 통합을 추진한다. 이재명 정부의 유사·중복 기능 공공기관 통폐합 기조 속에 국립과학관 법인 역시 하나로 합쳐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과학관 노동조합은 구성원 간 소통이 없었고, 지역 과학문화 격차 해소라는 역할을 무시한 채 통폐합을 밀어붙인다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할 공공기관 통폐합 대상으로 광주·대구·부산·강원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4대 국립과학관 법인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4개 과학관 법인을 해산하고, 이들을 관리하는 기관을 별도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과기정통부 소속기관인 국립중앙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과 달리 4개 지역 국립과학관은 '과학관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별도 법인으로 운영된다. 과기정통부 예산 지원은 받지만, 각 법인은 지역 특성에 맞춰 과학문화 프로그램과 교육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관 법인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역시 법률에 규정됐다.

법적인 독립성 보장에도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 개편 움직임을 피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상반기 공공·관계기관 업무보고에서 유사·중복 기능의 기관이 상당한 점을 지적하자,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울진해양과학관 등 타 부처 소관 과학관까지 포함한 통폐합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4대 국립과학관 법인 통폐합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정 여부와 관련해 현재는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4대 국립과학관 법인 임직원 현황(자료=공공기관 알리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4대 국립과학관 법인 임직원 현황(자료=공공기관 알리오)

전국과학관노동조합협의회는 국립과학관 통폐합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4대 과학관 임직원 약 500명의 고용·처우와 관련된 문제임에도 충분한 설명 없이 통폐합 논의가 진전됐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공공기관 운영 효율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률적인 통폐합은 지역 과학문화 다양성과 기관 전문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협의회는 올해 4~5월 과기정통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통폐합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간담회 이후 통폐합 진척 상황에 대해 협의회가 전달받은 것은 없다.

정세환 과학관노조협의회 의장은 “정부가 5극 3특 중심의 지역 자율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공공기관 수를 줄이기 위한 일방적 통폐합은 각 지역 특성을 약화하고 과학문화 공공서비스 질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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