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동국대 교수·이서 공동 집필…K컬처 세계적 성공 비결 조명
![[신간안내] 케데헌에 세계가 빠진 이유…'왜 전 세계는 K컬처에 매혹되는가' 출간](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28/news-p.v1.20260828.1587f377749d436db5cf8d5b3b6cb917_P1.jpg)
세계인은 왜 K팝 아이돌이 악령과 싸우는 이야기에 열광할까. 왜 묫자리와 조상, 귀신과 저승을 다룬 한국 콘텐츠에 빠져들고,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K팝 콘서트에서 떼창하며 응원봉을 흔들까.
동양철학자이자 주역 연구가인 김동완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 교수가 동양 운명학 연구자 이서와 함께 신간 『왜 전 세계는 K컬처에 매혹되는가』를 펴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부터 『파묘』와 『도깨비』, BTS, K팝 팬덤, 사주와 타로까지 오늘날 K컬처의 다양한 현상을 무속과 명리, 주역, 한과 신명이라는 한국인의 오래된 문화적 감각을 통해 해석한다.
K컬처의 세계적 성공은 흔히 뛰어난 기획력과 세련된 영상, 압도적인 퍼포먼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빠른 확산으로 설명된다. 저자들은 여기서 한발 더 들어간다. 화려한 무대와 정교한 서사 아래 오랫동안 한국인의 삶을 움직여온 무속과 굿, 운과 때, 기운과 징조, 한과 해원, 신명과 공동체의 감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책의 출발점은 세계적인 인기를 끈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작품 속 K팝 걸그룹 헌트릭스는 노래하고 춤추는 아이돌인 동시에 악령과 싸우는 퇴마사다. 저자들은 이처럼 언뜻 기묘해 보이는 결합에서 한국의 오래된 문화적 상상력을 찾아낸다. 작품 속 루미의 검은 조선시대 의례용 검인 사인검, 미라의 곡도는 전통 장병기인 월도와 협도, 조이의 신칼은 무속에서 사용하는 대신칼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설명한다.
아이돌과 무당을 동일시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기능의 비유'다. 무당이 굿판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욕망을 한곳에 모아 해소의 방향을 열었다면 현대의 아이돌은 무대와 팬덤에서 흩어진 감정을 하나의 리듬으로 묶는다. 노래와 춤, 응원법과 응원봉, 댓글과 스트리밍이 결합하면서 팬 역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판'의 일부가 된다는 분석이다.
『도깨비』와 『파묘』를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 『도깨비』가 죽은 자와 산 자의 관계, 기억과 환생, 한과 사랑을 판타지로 풀어냈다면 『파묘』는 조상과 묫자리, 땅의 기운과 역사적 원한을 오컬트 장르로 끌어올렸다. 저자들은 한국형 오컬트의 핵심을 단순한 '공포'가 아닌 '관계와 해원'에서 찾는다. 귀신을 없애는 것보다 왜 귀신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지,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 무엇이 풀리지 않았는지를 묻는 방식이 한국 콘텐츠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K팝이 세계인을 사로잡은 힘은 '참여'에서도 찾는다. K팝 팬들은 공연을 가만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노래와 안무를 따라 하고 정해진 응원법에 맞춰 소리를 지르며 같은 색의 응원봉을 흔든다. 스트리밍과 투표를 통해 아이돌의 성공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저자들은 이런 모습에서 굿판과 K팝 콘서트의 작동 방식에 주목한다. 굿 역시 무당 한 사람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음악과 춤, 장단, 말과 울음, 의복과 무구,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우러져 하나의 판을 만든다. K팝 콘서트도 응원봉과 떼창, 팬 구호, 군무와 앙코르를 통해 흩어진 감정을 모아 폭발시킨다. 굿과 K팝의 '기원'이 같다는 주장이 아니라 음악·춤·무대·이야기와 관객의 참여가 결합해 강한 몰입을 만들어낸다는 '작동 방식'을 비교한다.
여기에 저자들은 한국 문화의 감정 엔진인 '한과 신명'을 연결한다. 책에서 신명은 단순히 흥겹고 신나는 감정이 아니다. 슬픔과 분노처럼 억눌려 있던 감정이 장단과 춤, 추임새, 공동체의 호응을 만나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감정의 전환이다. 판소리와 농악, 굿판에서 장단이 점차 빨라지며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폭발에 이르듯 K팝도 반복과 고조, 몸의 참여를 통해 집단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책은 무속과 명리, 주역을 통해 한국인이 오랫동안 '운과 때와 기운'을 어떻게 해석해왔는지도 살핀다. 굿을 미신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밖으로 꺼내 공동체가 함께 바라보고 관계의 막힘을 풀어가는 의례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판소리와 탈춤, 굿판의 광대와 무녀가 현대 K컬처의 몸과 목소리, 참여형 공연문화와 어떤 지점에서 맞닿는지도 짚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젊은 세대가 다시 사주와 타로를 찾는 현상도 주요 주제다. 스마트폰으로 사주 앱을 이용하고 유튜브에서 타로를 보거나 AI에 자신의 사주를 묻는 모습이 일상화됐다. 저자들은 젊은 세대가 사주와 타로를 찾는 이유를 단순히 미래를 맞히고 싶어서라고 보지 않는다. '왜 관계가 어려운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지금 움직여야 하는지 기다려야 하는지'를 설명할 언어를 찾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다만 사주와 타로가 삶의 결정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불안을 다루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완충재'가 될 수 있지만 삶의 운전대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책이 말하는 K컬처의 경쟁력은 단순히 '한국적인 것이어서 특별하다'는 데 있지 않다. 한국 사회에 오래 축적된 감각이 현대 장르와 기술을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번역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귀신과 저승은 영화와 드라마의 서사가 되고, 굿판의 몸과 리듬은 공연문화와 비교되며, 한과 신명은 팬덤의 집단적 감정과 만난다. 사주와 운세도 스마트폰과 AI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한다.
저자들은 알고리즘과 AI가 끊임없이 답을 내놓는 시대에도 인간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기술이 결과를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견디는 마음까지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이 틈에서 K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상실과 관계의 회복, 한과 해원, 몸의 참여와 공동체의 감각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K컬처를 이해하는 일은 결국 그 감각을 품고 살아온 '한국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게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신간안내] 케데헌에 세계가 빠진 이유…'왜 전 세계는 K컬처에 매혹되는가' 출간](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28/news-p.v1.20260828.80903c18dc334c838e7a844bd21aafae_P1.jpg)
김동완 교수는 동국대학교에서 「다산 역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동양철학자이자 주역 연구가다. 다산 정약용의 역학 사상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연구를 이어왔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사주명리학회·한국역학학회·한국현대성명학회·현대주역학회·다산리더십연구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사단법인 문화창작재단 명예이사장, 서울국제공공광고제 조직위원장, 사단법인 K-문화강국위원회 준비위원장, 대한민국 패럴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장, 서울문화예술투어포럼 상임대표,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상임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유재석과 이병헌 등 유명 연예인과 각계 인사의 2세 작명을 맡아온 작명가로도 알려져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KBS 『쌤과 함께』에 출연했으며 EBS 클래스-e 『오천 년의 지혜, 주역에서 리더십을 배우다』 12회 강연을 통해 주역을 현대의 리더십 언어로 풀어냈다. 주요 저서로 『더 포춘(The Fortune)』, 『오십의 주역공부』, 『사주명리 인문학』, 『관상 심리학』, 『돈과 운을 부르는 색채 명리학』 등이 있다.
공저자인 이서는 동양 운명학 연구자로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에서 사주명리학과 주역, 하락이수, 관상학, 성명학, 풍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10대 시절 국악을 전공한 뒤 김 교수 문하에서 20여년간 사주명리학과 주역 등 운명학 전반을 수학했다.
동국사주명리학회 지도교수이자 한국사주타로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사주명리학회·한국사주명리상담심리학회·다산주역학회 수석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즈니+ 『운명전쟁49』, tvN 『이혼보험』, MBC스포츠 『비야인드』 등에 출연했으며 tvN 드라마 『이혼보험』의 자문도 맡았다. 주요 저서로 『신살』과 『한 권으로 마스터하는 사주타로』 등이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