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수동 카카오페이의 팝업스토어인 '오래오래 함께가게'에 들어서자 여러 색이 겹겹이 쌓인 스마트폰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스케잇모어가 버려진 스케이트보드를 잘라 만든 제품이다. 보드에 남은 색과 흔적은 케이스와 볼펜의 무늬로 다시 살아났다. 같은 디자인을 반복해서 찍어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장 곳곳에는 완성된 상품과 함께 제품의 출발점이 된 소재가 놓였다. 세라미꼬는 자연 소재를 손으로 엮은 코스터와 미생물·토양 등에서 분해되는 포장재를 선보였다. 배러얼스는 플라스틱과 폐기물을 줄이는 생활용품을 전시했다. 소비자는 상품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으로, 왜 만들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발견'에 초점을 맞췄다. 인지도가 낮은 작은 브랜드가 제품의 원재료와 제작 방식, 담고 있는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매장을 전시장처럼 구성했다. 제품 진열만으로는 드러내기 어려운 브랜드의 차별점을 공간과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관람객은 전시를 따라 이동하며 브랜드의 소재와 이야기를 살펴본 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도슨트와 전시를 둘러보며 브랜드 이야기를 듣는 '함께살롱'도 운영한다.
작은 브랜드에 오프라인 공간은 단순한 판매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온라인에서는 전달하기 어려운 소재의 질감과 제작 배경을 보여주고 소비자 반응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일회성 팝업만으로 판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오래오래 함께가게가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몰과 사업 교육으로 연결한 이유다.
'오래오래 함께가게'는 카카오페이가 함께일하는재단과 운영하는 소상공인 상생 캠페인이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 브랜드를 발굴해 온·오프라인 판로와 금융·브랜딩·마케팅 교육,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한다. 입점 브랜드는 팝업스토어와 온라인몰에 수수료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전문 상품기획자(MD)의 판매 지원도 받는다. 2023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264개 브랜드와 4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연결했다.

올해는 참여 브랜드를 100곳으로 확대했다. 이들 브랜드는 △진심 △감각 △일상 △지속 △지역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팝업스토어에 제품을 선보인다. 오랜 전통과 장인정신을 이어온 브랜드부터 감성과 취향을 담은 브랜드, 친환경 브랜드, 지역 고유의 재료와 이야기를 활용한 브랜드까지 각자의 특성에 따라 배치됐다.
이번 성수 팝업스토어는 10월 31일까지 운영된다. 이용권 판매액은 소상공인 성장 지원 프로그램에 전액 기부된다.
이윤근 카카오페이 ESG협의체장은 “지난 1000일간 축적해 온 소상공인 지원 경험을 모아 브랜드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성수동에 마련했다”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작은 브랜드들이 더 많은 소비자에게 발견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