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TV 업체 TCL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앙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니LED 기술 표기가 쟁점이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TCL이 미니LED 기술 표기 금지와 금전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TCL은 소장에서 삼성전자가 일반 LED TV 제품 라인을 재활용해 미니LED 모델처럼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M모델 TV에 미니LED 기술을 적용했다고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미니LED 기술적 발전 요소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TCL 측 주장이다.
미니LED TV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히 배치한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다. 기존 LCD TV보다 명암비와 색 재현력을 개선한 것이 핵심 기술적 특징이다. TCL 측 변호사는 “삼성의 허위 광고는 미니LED TV의 고화질을 원했던 소비자를 오도해 허위 라벨이 붙은 제품을 구매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하게 TCL의 매출과 평판, 귀중한 기술력에 손해를 끼쳤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미니LED TV 시장 경쟁 구도와 맞물려 있다. TCL은 2019년 미니LED TV를 세계 최초로 시장에 선보이며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미니LED TV 출시에 나서며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현재 북미 미니LED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TCL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TCL로서는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도 시장 주도권을 삼성전자에 내준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소송은 단순한 표기 문제를 넘어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되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소송은 미니LED라는 용어의 기술적 정의를 둘러싼 업계 표준화 논란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LED 크기나 배치 밀도 등 미니LED를 규정하는 명확한 국제 표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제조사별로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TCL이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구체적인 기술 스펙을 문제 삼은 만큼, 재판 과정에서 미니LED의 기술적 정의 기준이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공식 대응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소송 초기 단계에서는 TCL 측 주장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가 미니LED TV 표기 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