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은 올해 6월 거주자와 내국법인을 대상으로 해외금융계좌와 해외신탁 신고를 받은 결과 총 신고금액이 111조원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인원은 7484명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신고금액은 107조1000억원으로 13.3% 늘었다. 신고금액은 2024년 64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94조5000억원, 올해 107조1000억원으로 증가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증가세는 해외주식이 주도했다. 해외주식계좌 신고인원은 2434명으로 전년보다 22.2% 늘었고 신고금액은 48조1000억원에서 61조3000억원으로 27.4% 증가했다. 전체 해외금융계좌 신고금액의 57.2%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법인의 해외주식 신고금액이 41조3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인도·미국·대만 등에 진출한 해외 자회사의 주권 상장과 주식 평가금액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개인 해외주식 신고금액도 8조2000억원으로 전년 6조9000억원보다 증가했다. 개인 해외주식 신고액의 85.3%인 7조원은 미국 계좌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인도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인도 계좌 보유자는 113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했지만 신고금액은 전년보다 7조2000억원 늘어난 28조9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29조7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일본이 10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해외 가상자산 신고금액은 줄었다. 신고인원은 2362명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지만 신고액은 11조1000억원에서 10조5000억원으로 5.4% 감소했다. 국세청은 전반적인 가상자산 가격 하락 영향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올해 처음 신고를 받은 해외신탁에서는 1286명이 1591건, 총 3조7671억원을 신고했다. 신고자의 97.6%인 1255명이 개인이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31개 법인이 3조1000억원을 신고해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자산운용사와 해운사 등이 채권·펀드 등 대규모 자금을 해외신탁 형태로 보유한 영향이다.
해외신탁 소재지는 건수 기준으로 홍콩이 758건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이 약 3조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해외신탁 평균 보유기간은 약 5년으로, 5년 이상 보유한 비중도 42.2%에 달했다.
국세청은 내년부터 국가 간 정보교환자료와 외국환거래자료 등을 활용해 해외자산 미·과소신고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해외금융계좌 미·과소신고가 적발되면 해당 금액의 10%가 과태료로 부과되며, 50억원을 초과하면 형사처벌과 명단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암호화자산 거래정보 국가 간 자동정보교환 제도도 시행해 해외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검증에 활용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가 간 정보교환자료와 외국환거래자료 등을 활용해 해외자산 미·과소신고 혐의자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라며 “해외자산 신고를 누락한 경우 조속히 수정신고하거나 기한 후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