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물은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물 자원이지만, 수소 생산에 직접 활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소금 성분이 전극을 부식시키고 수소 생산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가천대학교는 김대건·안용남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교수가 박성준 아주대 교수, 이기원 광운대 교수 등과 공동으로 철 인화물-탄소나노튜브 기반 이중기능성 전기촉매 'FeP@CNT'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의 핵심 성과는 바닷물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고내구성 전기분해 촉매 개발, 태양전지를 활용한 저구동전압 그린수소 생산 시연, 고전류 조건에서 1000시간 이상 안정적인 수소 생산이 가능한 장수명 특성 확보다.
연구팀은 개발한 촉매를 양극과 음극에 모두 적용해 1000시간 이상 해수 전기분해를 시연했다. 실제 수소 생산을 고려한 고전류 조건에서도 성능 저하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장기 운전 이후에도 촉매 구조와 활성 부위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만드는 친환경 수소다. 전기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대량 생산에는 물이 많이 필요한 만큼, 담수 대신 바닷물을 직접 쓰는 해수 전기분해 기술이 대안으로 꼽힌다.
해수 전기분해의 핵심 변수는 염화이온이다. 해수에 다량 포함된 염화이온은 전극 표면에 흡착해 촉매를 부식시키거나 산소 발생을 방해하는 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해수를 직접 활용하려면 촉매 활성과 염화이온 차단 능력, 장시간 운전 안정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금속유기골격체(MOF)를 출발물질로 활용해 철 인화물 나노입자와 탄소나노튜브가 결합한 이종구조 촉매를 설계했다. 인화와 열분해를 동시에 진행하는 'PhosPy' 공정을 적용해 촉매 입자가 전도성 탄소 네트워크 내부에 고정되도록 했다.
철 인화물은 물 분해 반응을 촉진하는 활성점 역할을 하고, 탄소나노튜브 네트워크는 전자 이동 통로를 제공한다. 동시에 해수 속 염화이온이 촉매 표면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해 부식을 억제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태양광과 소형 전원을 활용한 야외 구동 실험에서도 지속적인 가스 발생을 확인했다. 저전압 전력원으로 구동 가능한 특성을 보여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수소 생산 시스템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대건 교수는 “풍부한 해수 자원을 직접 활용하면서도 귀금속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수전해 촉매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며 “담수 사용 부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