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마약 중독 치료·회복에 134억 투입…단속 넘어 '치료 인프라' 확충

정부, 마약 중독 치료·회복에 134억 투입…단속 넘어 '치료 인프라' 확충

복지부가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와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내년도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한다. 단순 단속과 처벌을 넘어, 사법 단계부터 전문 치료와 지역사회 재활로 이어지는 원스톱 연계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027년도 마약류 대응 예산안으로 올해 대비 38%(37억 원) 증액된 134억 원을 편성했다고 4일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05년 7100명에서 2025년 2만3400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식욕억제제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까지 겹치며 중독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마약류 중독은 조기 개입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회복이 가능한 뇌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단기 재활교육에 치중되어 전문적인 치료 연계 체계와 의료 보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복지부는 내년부터 22억 원의 신규 예산을 투입해 '마약류 사범 중독치료 연계강화 시범사업(가칭)'을 시행한다.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거나 교정시설 출소 전 단계에 있는 마약류 사범을 대상으로 전담 인력을 배치해 방문 상담 및 평가를 진행하고, 전문 치료기관으로 의뢰하는 구조다.

치료 후에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고위험군 집중 사례관리와 자조모임 등 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기피 분야로 꼽히던 중독 치료 인프라도 확충한다. 의료기관이 마약류 중독 치료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초기 집중 해독부터 단약 및 증상 관리, 지역 재활 연계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적정 보상이 이뤄지는 건강보험 수가를 선제적으로 개발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지역 내 중추 역할을 할 권역치료보호기관을 내년 13개소로 2곳 추가 확대 운영한다. 치료의 질 관리를 위한 마약 중독자 표준진료지침 보급과 전문인력 양성 과정(80명)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선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마약류 중독은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문적인 치료와 회복을 지원하고, 지역의 치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5년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에서 전국 하수처리장과 특정 인구 밀집 지역 하수에서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을 포함한 총 31종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2020년부터 매해 하수 시료를 분석해 잔류 마약류를 조사해왔다. 이번 조사는 채수 지점을 세분화해 분석 대상 마약류를 기존 22종 내외에서 243종으로 대폭 확대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필로폰은 전국 34개 하수처리장과 서울부터 인천과 전남광주 등 3개 도시 상위배수분구, 유흥시설 인근 인구밀집지역 등 모든 채수 지점에서 빠짐없이 검출됐다. 다만 하수처리장 검출량을 기준으로 추정한 전국 평균 필로폰 일일 사용량은 1000명당 85mg으로 집계됐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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