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개발원이 인공지능(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차량번호 검증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무보험 자동차 단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량번호 오류를 자동으로 걸러내, 수작업 부담을 줄이고 단속정보 신뢰도를 높일 전망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OCR 기술 기반 차량번호 검증시스템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현재 외부 용역 업체 선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12월부터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돼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지만, 여전히 무보험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8만대 무보험 자동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험개발원은 무보험 자동차 단속을 위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의무보험 가입관리 전산망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개발원이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환경공단 등 기관으로부터 차량 운행정보와 사진자료를 전달받고, 무보험 자동차가 발견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자료를 제공하는 식이다. 지자체는 자료를 기반으로 무보험 자동차 보유자에게 가입 명령 또는 과태료·범칙금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문제는 관계 기관에서 개발원으로 넘어오는 차량번호 텍스트와 실제 사진 속 번호판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야간 통행이나 눈·비·안개 등 기상 여건, 번호판 오염, 촬영 각도 등에 따라 차량번호를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고속도로 요금소 등 촬영 장비별 성능 차이가 오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차량 사진에서 번호판 정보를 자동으로 읽어 텍스트 정보와 비교하는 AI OCR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야간 촬영에 따른 빛 부족과 반사, 촬영 각도 왜곡 등 CCTV 이미지 특성을 AI가 판단해 차량번호 판독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AI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이미지나 차량번호 자릿수·용도별 규칙에 맞지 않는 정보도 자동으로 분류한다. 정상적으로 판독되는 자료만 선별해 지자체에 제공하고, 수사나 단속 자료로 활용하기 어려운 이미지는 사전에 차단하는 구조다.
현재는 매일 보험개발원 인력이 사진을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오류를 걸러내고 있다. 반복적인 수작업 검수가 불가피하고, 처리 과정에서 인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개발원은 대량 차량 이미지를 처리하기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전용 서버도 새로 구축할 예정이다. 일괄처리 방식으로 대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단속정보 증가나 OCR 솔루션 고도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의무보험 가입관리 전산망 운영인력 업무 효율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잘못된 차량 정보로 인해 시·군·구 담당자가 과태료나 범칙금 부과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도 예방될 전망”이라 전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