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전통의학을 활용하려는 보호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약이나 침, 뜸뿐 아니라 벌침을 이용한 치료까지 반려동물 진료 영역에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한 소셜미디어(SNS)에서 반려동물 전통의학 치료를 의미하는 '#petTCM' 해시태그가 500만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려동물에게 서양의학 치료만 적용하는 대신 한방요법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보호자는 심한 소화기 문제를 겪은 7세 반려견을 먼저 일반 동물병원에 맡겼다. 당시 수의사는 염증성 장 질환으로 판단하고 약물을 투여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보호자는 전통의학 치료를 선택했다. 진료 과정에서 한의사는 반려견의 다리 맥박을 살피는 한편 혀와 눈의 상태, 전반적인 정신 상태 등을 확인했다. 과거 병력과 치료 과정뿐 아니라 먹는 음식과 평소 활동량까지 함께 검토한 뒤 한약과 식단 조절을 병행하도록 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치료를 시작한 뒤 불과 3일 만에 반려견의 상태가 눈에 띄게 나아졌다.
고령 반려동물의 체력 저하를 관리하기 위해 한약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17세 중국 토종견을 기르는 장 씨는 반려견의 기운과 신체 기능이 예전 같지 않자 중국산 약재를 분말 형태로 만들어 고기에 섞어 먹였다. 한 달가량 섭취한 이후 반려견의 기력과 체력이 상당히 회복됐다는 것이 장 씨의 설명이다.
장 씨는 “이 방법으로 반려견을 다시 젊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삶의 질은 분명히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에서는 암을 앓고 있는 17세 푸들에게 벌침 요법을 적용한 사례도 나왔다. 담당 의사는 통증과 부종을 줄이는 데 활용되는 전통적인 치료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인 반려견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고려해 보호자가 이 같은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마사지, 뜸, 침 등 다양한 전통요법이 반려동물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중국에서 반려동물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고령 반려동물의 증가가 꼽힌다. 올해 상하이에서 개최된 펫페어 아시아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중국 내 7세 이상 반려견과 반려묘는 약 2000만마리에 이른다.
지난해 중국 도시 지역에서 사육되는 개와 고양이가 1억2600만마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반려동물 가운데 약 6마리당 1마리가 노령기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에서 전통의학을 활용해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한 수의사는 자신의 병원을 '요양원'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반려동물의 완전한 회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시기에 평온함과 존엄을 제공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중국수의사협회 역시 관련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협회는 올해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침술 관련 첫 지침을 마련했으며, 앞으로 3년 동안 수의학 분야에서 전통의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