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감지 후 3초 이내 자동 분사…기존 ESS에도 추가 설치 가능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발생한 공간 전체에 소화약제를 뿌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 랙을 직접 냉각해 열폭주 확산을 차단하는 자동소화 기술이 개발됐다.
HTC(대표 박영국·박상구)는 최근 ESS 랙 설치형 자동소화장치 시연회를 열고 기존 소화설비와 차별화한 'ESS 랙 단위 개별 자동소화장치'를 공개했다.
기존 ESS 소화설비는 스프링클러나 가스계 소화약제 등을 이용해 화재가 발생한 공간을 전체적으로 소화·냉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 내부에서 열폭주가 발생하면 발화 모듈을 직접 냉각하기 어려워 인접 배터리 모듈이나 랙으로 화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HTC가 개발한 장치는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소화 범위를 '공간'에서 '랙'으로 좁힌 것이 핵심이다. 배터리 랙마다 별도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하고 열폭주가 감지되면 발화 모듈과 인접 모듈을 직접 냉각한다.
장치는 각 배터리 모듈의 벤트부 온도를 개별적으로 감지해 열폭주 화재 발생 후 3초 이내 소화약제를 자동 분사하도록 설계됐다. 1개 랙 기준 50리터의 HCA 수계 침윤성 소화약제를 사용하며 24개 미스트 노즐을 각 모듈 전후와 상·하면에 배치했다. 소화약제를 20분 이상 지속적으로 분사해 발화 모듈을 냉각하는 동시에 위아래 모듈로 열폭주가 전이되는 것을 억제한다. 분사시간은 25~30분이며 적용 가능한 배터리 용량은 40kWh이하로 제시됐다.

기존 ESS에 별도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화장치 모듈을 운용 중인 ESS 랙 상단 또는 인근 하단에 설치할 수 있으며 기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와 독립적으로 화재를 감지하고 제어한다. 이에 따라 기존 ESS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화재 안전설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소화약제는 전기절연성을 갖춰 전기 단락을 예방하도록 했으며 무불소계와 잔유물 프리(Free)를 특징으로 한다. 미스트 방식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해 배터리를 집중 냉각하는 구조다.
HTC는 최근 열린 시연회에서 기존 소화 방식과 랙 단위 자동소화장치의 차이를 직접 비교했다. 리튬이온배터리 셀 5개, 총 612Wh를 대상으로 Pro-Ex 6L와 HCFC-123 휴대용 소화기의 성능을 비교하는 한편 리튬이온배터리 모듈 3개, 총 9.9kWh를 탑재한 ESS 랙 2개를 마련해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한 경우와 설치하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다.
회사는 랙 상단에 소화약제 탱크를 장착하는 방식뿐 아니라 설치 공간에 따라 탱크를 랙 하단 측면에 배치하거나 여러 랙이 소화장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설치 방식도 제시했다.
HTC는 공간 전체의 화재를 진압하는 기존 설비와 랙 내부의 열폭주 확산을 직접 억제하는 자동소화장치를 병행함으로써 ESS 화재의 확산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상구 대표는 “기존 ESS 소화장치는 인접 모듈·랙으로 열폭주기 전이됨에 따라 화재확산 방지 효과 가 취약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배터리 랙을 직접 냉각해 열폭주 확산을 차단하고 본격 진화가 이뤄질때까지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