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에서 AIㆍ머신러닝 인프라와 시스템 아키텍처를 담당했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겸 기술 창업가인 Vladyslav Myronenko LLC 대표 블라디슬라브 미로넨코가 제조와 로봇 하드웨어 기반을 갖춘 한국이 피지컬 AI 전환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미로넨코는 한국을 이 분야의 주요 시장으로 보고 국내 기업 및 연구 조직과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피지컬 AI 경쟁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피지컬 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고,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준비 중이다.
미로넨코가 주목하는 것은 로봇의 몸체가 아니라 이를 조율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이다. 경쟁의 승부처가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지능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구조에서 갈린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기술 기업을 운영하며 AI 인프라와 지능형 시스템 아키텍처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미로넨코는 메타 재직 당시 스마트 글라스 '레이밴 메타'의 AI 통합 작업에 참여했다. 카메라와 오디오를 통해 AI가 물리적 기기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다루면서 AI가 화면 밖으로 나오는 흐름을 확인했다.
핵심 원칙은 AI를 개별 구성요소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동적인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었다. 데이터 처리와 학습, 추론, 배포에 이르는 워크로드에 맞춰 연산 자원을 실시간으로 배분해 인프라 비용을 비례해 늘리지 않고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미로넨코는 같은 원칙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된다고 본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과 드론, 자율주행차, 산업 장비는 대개 각자의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갖춘 독립된 시스템으로 존재하고, AI는 이들이 만든 정보를 사후에 분석하는 도구에 머문다. 반면 AI 모델과 메모리, 센서, 의사결정 시스템, 기계가 하나의 지능형 환경으로 묶이면 공장의 휴머노이드와 자재를 옮기는 로봇, 인프라를 점검하는 드론, 화물을 나르는 자율주행차를 동일한 지능이 조율할 수 있다. 개별 로봇은 독립된 장치가 아니라 더 큰 시스템의 실행 요소가 된다.
미로넨코는 이를 “기계 지능에서 시스템 지능으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하며 “진짜 돌파구는 로봇을 더 사람처럼 만드는 데에서 오지 않는다. 로봇을 둘러싼 시스템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데서 온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경쟁은 '어떤 모델이 더 똑똑한가'나 '어떤 로봇이 더 뛰어난가'가 아니라 어떤 시스템이 지능을 현실 세계와 가장 효과적으로 연결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이 계층을 먼저 구축하는 국가와 기업이 제조와 물류, 운송, 인프라 자동화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하드웨어 제조 기반과 정부 차원의 전략을 동시에 갖춘 한국은 이런 측면에서 유리하며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