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배달수수료 상한제 입법 재시동…국감 앞두고 플랫폼 압박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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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배달 수수료 상한제와 공공배달앱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배달 플랫폼 규제 입법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자율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법제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업계와 전문가들은 일률적인 수수료 상한보다 소비자·입점업체·플랫폼이 비용을 나누는 방식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주 관련 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배달 플랫폼 규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오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배달앱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를 개최한다. 서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의 상생요금제 1년, 배달수수료 문제 어떻게 개선하나'를,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배달앱 기업의 일방적 약관변경 문제와 입점업체 보호 방안'을 주제로 각각 발제한다.

을지로위원회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배달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배달앱 수수료상한제법'의 도입 방향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9일에는 '모두가 선택하는 공공배달앱-소비자·소상공인·라이더 상생과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도 열렸다. 독과점이 심화한 배달앱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배달앱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배달앱 통합 정책에 힘을 싣는 자리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열릴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 관련 법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소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두고 관련 입법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배달 수수료 상한제와 관련한 법안 3건이 발의돼 있다.

지난해 10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배달비·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 등의 합계가 해당 주문 매출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같은 달 이강일 의원은 중개·결제수수료와 광고비 상한 설정을 골자로 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달플랫폼이 영세 자영업자에게 부당한 수수료를 전가하면 매출액의 최대 10%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밖에 온라인플랫폼법 등 배달 플랫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이 정무위에 발의됐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도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상임위를 막론하고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면 언제든 입법이 진행될 수 있는 셈이다.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가 주관한 '배달 플랫폼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안 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왼쪽에서 네 번째),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가 주관한 '배달 플랫폼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안 토론회'가 9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왼쪽에서 네 번째),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며 법제화를 포함한 제도 개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김혜선 공정위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배달플랫폼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향' 토론회에서 “자율규제만으로 시장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입법과 다른 제도 개선 수단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수수료 상한이 될 것인지, 상한이 아닌 좀 더 시장 친화적인 방안이 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해야 시장에 맞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무료배달 비용 부담 방식에 대해서는 입점업체에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과장은 “소비자를 끌어당기기 위해 무료배달을 하겠다는 입점업체는 무료배달을 선택하고, 부담이 너무 심한 업체는 소비자와 일정 부분 비용을 재분배하도록 선택권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배달업계와 전문가들은 일률적인 정부 규제보다 이해관계자 간 비용 부담을 재분배하는 방식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환희 네덜란드 폰티스 응용과학대학(Fontys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교수가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에서 '무료배달'과 '상생요금제(차등요금제)'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무료배달 도입 이후 시장과 매출 증가세가 확대됐고, 상생요금제 시행 이후 주문당 상점 부담은 추가 하락하는 추세로 전환했다.

최 교수는 “무료배달은 소비자 유입을 늘리고, 상생요금제는 상점당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JET)의 유럽 시장 사례에서는 상점·플랫폼 중심이던 물류비 부담이 소비자와 제휴사까지 분산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가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의 물류비 부담 구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플랫폼은 전체 배달비의 0.5%를 부담했지만 2021년에는 44%까지 높아졌다.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는 2023년 최소 주문 금액을 충족하면 무료배달을 제공했고, 2024년에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현재 플랫폼의 무료배달 비용 부담은 60% 이상으로 추정했다.

최 교수는 “무료배달은 물류비의 소멸이 아니라 생태계 참여자 간 비용 재분배의 문제”라면서 “소비자 편익과 상점 편익을 공동 목표로 삼고 각 주체가 부담을 나누도록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체감비용과 이용행태, 주요 규제에 대한 예상 반응을 조사한 결과, 무료배달이 적용된 배달앱 주문의 체감비용을 100으로 놓았을 때 음식점 방문 외식은 102로 더 높게 나타났다. 동일한 배달앱 주문에 3000원의 배달비를 부과하면 체감비용은 111.46으로 상승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는 배달비를 내지 않을 때 그 비용이 다른 방식으로 전가되더라도, 명시적으로 배달비를 내야 한다고 인식하면 주문할 때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장은 배달 플랫폼 규제의 기준은 수수료율이 아니라 광고, 배달비 등까지 고려한 최종 소비자 후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플랫폼의 성장은 외식산업의 성장 없이는 절대로 지속될 수 없다”면서 “수수료 논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상생을 위해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표>22대 국회 배달 수수료 상한제 관련 주요 발의 법안 - 자료: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표>22대 국회 배달 수수료 상한제 관련 주요 발의 법안 - 자료: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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