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도 사라진다”… 3년 반 만에 4600대 증발, 지방은 더 심각

최근 3년여 동안 국내 은행들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3년여 동안 국내 은행들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3년여 동안 국내 은행들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경남·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 폭이 20%를 넘어서면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현금 이용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은행 ATM은 총 2만4711대였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636대, 2.5%가량 감소한 규모다. 2022년 말 2만9321대와 견주면 4610대가 사라져 15.7%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역별 수치를 살펴보면 울산의 축소세가 두드러졌다. 울산에 설치된 ATM은 472대로, 2022년 말보다 129대 줄면서 21.5%의 감소율을 보였다. 경남은 1265대로 332대(20.8%), 제주 역시 183대로 48대(20.8%)가 각각 감소했다.

수도권도 ATM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서울과 경기의 경우 감소율이 15% 안팎으로 전국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세종은 171대로 17대(9.0%), 대전은 695대로 104대(13.0%) 감소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작았다.

은행별 감소 수준에는 상당한 편차가 있었다. 소비자금융 부문을 국내에서 정리한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6월 기준 ATM이 68대에 불과했다. 2022년 말과 비교하면 58대가 줄어 감소율이 46.0%에 달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ATM 축소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1110대가 줄어 21.8% 감소했으며, 신한은행도 1020대가 감소해 21.0%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44대만 감소하면서 1.3%의 비교적 낮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ATM과 오프라인 영업망을 줄이는 배경으로는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한 금융 서비스 이용 증가가 꼽힌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는 모바일뱅킹을 포함해 하루 평균 2829만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의 1333만건과 비교하면 112.2% 늘어난 수치다. 금융 소비자들의 이용 방식이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면서 은행권 역시 오프라인 인프라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ATM뿐만 아니라 은행 영업점 역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국내 시중은행 점포는 2022년 말 5657곳에서 올해 6월 말 5381곳으로 276곳(4.9%)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오프라인 금융 인프라가 빠르게 줄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이용자 불편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 서비스 이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방 등을 중심으로 우체국에서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은행대리업을 시범 도입하고 있으며, 여러 금융기관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 ATM 설치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일준 의원은 은행 점포에 이어 ATM까지 감소하면서 지역에 따른 금융 서비스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금 사용이 잦은 고령자와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취약계층을 위한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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