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범죄자 '본인이 동의해야' GPS 착용?…“누구를 위한 법이냐”

일본 정부가 출소 이후 사회로 복귀한 성범죄자를 감시하는 전자장치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정부가 출소 이후 사회로 복귀한 성범죄자를 감시하는 전자장치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정부가 출소 이후 사회로 복귀한 성범죄자를 감시하는 전자장치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고 기기를 신체에 부착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은 내년 중 가석방 상태에 있는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위치확인 기능이 탑재된 기기를 휴대하도록 하는 시범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적용 대상은 개인정보와 인권 침해 우려를 고려해 GPS 사용에 동의한 가석방자로 한정된다. 전자발찌처럼 신체에 장치를 직접 부착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상자가 별도의 GPS 단말기를 들고 다니도록 하는 형태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범죄자를 포함할지는 앞으로 추가 검토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법무성은 우선 시범 운영을 통해 제도의 효과와 문제점을 살핀 뒤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되면 정식 제도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23년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제2차 재범방지추진계획을 통해 해외에서 시행 중인 성범죄자 GPS 관리 사례를 참고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GPS를 이용하면 보호관찰 대상자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경우 주의를 주거나 보호관찰관의 지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위치정보라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한다는 점에서 사생활 보호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성범죄 전력자에 대한 위치추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방안처럼 본인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휴대 방식에 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당사자가 거부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피해자의 안전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제도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해외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관리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범죄자의 위치를 전자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는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 이후 상당수 주에서 전자감독 제도를 활용해왔으며, 영국·프랑스·스위스·스페인 등에서도 관련 장치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 역시 2008년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전자발찌 제도를 시행한 뒤 적용 범위를 점차 넓혀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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