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대학교는 전자전기공학부 권민혜 교수 연구팀(제1저자 강구현 석사과정생, 공동연구 숭실대학교 이재휘 석사졸업생)이 복잡한 환경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혁신적인 로봇 제어 인공지능(AI) 프레임워크 'LAC(Light Actor, deep Critic)'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로봇 분야에서는 사람이 미리 모아둔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배우는 '오프라인 강화학습'과, 그림을 그리듯 정교한 행동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디퓨전 기술 등)'가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 방식은 로봇이 실제로 움직일 때 수많은 계산을 거듭해야 해 행동이 느려지고 배터리 소모가 심해진다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비판자, Critic)'과 실제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행위자, Actor)'의 관계에 착안해 문제의 실마리를 풀었다. 실전에서 움직일 학생(로봇)은 가볍고 민첩하게 만들되, 훈련 과정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의 두뇌를 아주 깊고 똑똑하게 만드는 비대칭적 설계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정보가 막힘없이 흐르는 고속도로 같은 구조(잔차 연결, ResMLP), 먼 미래의 결과까지 차분하게 내다보는 예측법(n-step), 그리고 점수 범위를 안전하게 가둬 두는 분류 방식(Categorical loss)이라는 세 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신경망을 128층까지 깊게 쌓으면서도 안정적으로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똑똑한 '족집게 선생님'에게 배운 '가벼운 학생 AI'는 복잡하고 무거운 생성형 인공지능 없이도 기존 최고 수준의 모델들과 대등하거나 더 높은 임무 성공률을 기록했다. 인간형 로봇의 미로 탈출, 로봇 팔의 물체 조작 같은 고난도 제어 실험(OGBench)에서 기존 모델 대비 행동 결정 속도를 최대 4배나 단축하며 우수한 성능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이 현장에서 결정을 내릴 때 걸리는 지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자율주행 로봇, 드론, 스마트 가전처럼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의 용량이 작은 기기에서도 고성능 AI가 실시간으로 민첩하게 동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연구 성과는 컴퓨터 및 정보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대회인 'ACM CIKM 2026(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formation and Knowledge Management)' full research track paper로 정식 채택되어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논문의 채택률은 27%이었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