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이 게임 제작과 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AI 퍼스트' 기업 전환을 추진한다.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부터 게임 속 AI 캐릭터, 업무용 에이전트, 피지컬 AI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다.
크래프톤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2026년부터는 매년 약 300억원을 편성해 구성원의 AI 도구 활용을 지원한다. AI가 개발자를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게임을 함께 제작하고 이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에이전틱 AI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자체 연구 역량도 강화했다.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국제표현학습학회(ICLR) 등 세계 3대 AI 학회에 채택된 논문은 2026년 기준 누적 85편이다. 올해 ICML에서는 메인 트랙 10편을 포함해 총 20편을 발표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월드모델과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선호 학습, 추론·최적화 등이다.
연구 성과는 자체 AI 모델 브랜드 '라온'으로 구체화했다. 음성·비전 모델 4종을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90억개 매개변수의 '라온 스피치'는 100억개 이하 공개 음성언어모델 가운데 한국어와 영어에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실시간 양방향 음성 대화 모델 '라온 스피치챗'은 이용자의 말 끼어들기도 인식한다.
SK텔레콤과는 텍스트 모델에 크래프톤의 음성 인코더·코덱을 결합한 'A.X K2 라온 스피치'를 개발했다. 전체 매개변수 212억개 가운데 약 35억개가 활성화되는 전문가혼합(MoE) 모델로, 300억개 이하 공개 음성언어모델 중 한국어 종합 성능 1위를 기록했다.
게임에서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PUBG 앨라이'를 선보였다. 배틀그라운드의 맵과 아이템을 이해하고 이용자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협력하는 '협력 플레이 캐릭터(CPC)'다. 지난 6월에는 AI 캐릭터 '엘라'와 팀을 이루는 '앨라이 듀오' 베타 모드를 운영했다. '인조이'에는 캐릭터가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스마트 조이'를 적용했다.
사내에서는 문서 생성과 일정 관리, 정보 탐색 등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크리스'를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개인용 AI 비서 '키라'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크래프톤은 피지컬 AI 전문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하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 기술도 연구한다. 연구·인프라·게임 개발 역량을 결합해 AI가 제작 과정과 게임 세계, 이용자 경험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