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 발전 정책 포럼] 반도체 패키징 3대 키워드 '하이브리드 본딩·CPO·AI'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경쟁의 무게추가 미세공정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다. 1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반도체 패키징 발전 정책 포럼'에서 산학연 전문가들은 패키징이 칩을 조립·보호하는 후공정을 넘어 시스템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좌우하는 전략 기술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기술 고도화와 함께 연구개발(R&D) 투자 방식, 고급 인력 공급 체계를 동시에 손봐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 2026년 키워드, 하이브리드 본딩·CPO·AI

김성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성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성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패키징이 와이어본딩·플립칩에서 팬아웃 웨이퍼·패널레벨 패키지(FOWLP/PLP), 실리콘·재배선(RDL) 인터포저와 로컬 실리콘 브릿지를 쓰는 2.xD를 거쳐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 SoIC, 광패키징(CPO) 등 3차원 구조로 진화했다고 정리했다.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의 대역폭·전력·발열 문제가 커진 것이 이 전환을 재촉했다.

그는 “글래스 기판, 칩렛, 하이브리드 본딩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 공통 핵심 요소기술”이라며 “2026년 패키징을 관통하는 3대 키워드는 하이브리드 본딩, CPO, AI”라고 말했다.

초미세피치 본딩과 범프리스 3D 적층이 이종집적의 중심에 섰고, 글래스 기판과 유리관통전극(TGV)은 유기 기판의 한계를 넘는 차세대 기판으로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CPO는 데이터센터의 대역폭·전력 병목을 풀 수단으로 부상했으며, AI와 디지털트윈은 검사 보조를 넘어 설계·공정·신뢰성 전 영역에 내재화되는 추세다.

이정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반도체공정장비 프로그램디렉터(PD)반도체
이정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반도체공정장비 프로그램디렉터(PD)반도체

이정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반도체공정장비 프로그램디렉터(PD)는 “기술 축이 패키징으로 옮겨가자 정부 R&D도 같은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는 첨단패키징을 차세대 메모리, AI 반도체와 함께 초격차 기술로 정하고, 반도체 특별법과 2027~2031년 기본계획을 축으로 투자·공급망·인력·규제를 한 체계로 묶고 있다. 핵심 사업 재원은 2744억원이다.

기술선도형은 5~10년 내 상용화가 유력한 칩렛, 재배선 인터포저, 3D 패키지와 본딩·열관리·검사 기술을 선제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자립형은 이미 양산 중인 2.5D와 팬인·팬아웃,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측정·검사·테스트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내재화한다. 글로벌 기술확보형은 해외 인프라와 공동 검증 플랫폼으로 국내 기술의 시장 진입을 앞당긴다.

이 PD는 “성패는 기술개발 이후에서 갈린다”며 “수요기업이 기획 단계부터 들어오고, 개발품이 실증팹 양산 환경에서 검증된 뒤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부장 기술로드맵과 향후 10년 1조원 규모 '함께성장 프로젝트'가 그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노종합기술원 300㎜ 첨단패키징 1단계 장비 구축 현황. <자료=나노종합기술원>
나노종합기술원 300㎜ 첨단패키징 1단계 장비 구축 현황. <자료=나노종합기술원>

오재섭 나노종합기술원 책임은 'NNFC 첨단패키징 인프라 구축 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300㎜ 라인은 전기도금, 구리 열처리(Cu 어닐), 화학적기계연마(CMP) 장비를 계약·셋업한 단계이며 재배선(RDL)·실리콘관통전극(TSV)·마이크로범프 도금 공정 결과를 확보했다. 과기정통부 출연 455억원 규모 사업(2024년 5월~2029년 12월)으로, 올해 3분기 전기도금부터 서비스를 연다.

오재섭 나노종합기술원 책임
오재섭 나노종합기술원 책임

◇ 부처별 인력사업 늘었지만… 연구인력 공급 아직 부족

패키징 원천기술을 이끌 석·박사급 연구인력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통상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학부 특성화대학부터 첨단패키징 전문인력양성사업, 재직자·미취업자 과정, 공동연구소와 계약학과까지 경로를 넓혀 왔고 전공 인력 배출은 시작됐다.

다만 사업 대다수가 교육과 취업 연계에 맞춰져 있어, 원천기술을 이끌 석·박사급 연구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주관 부처가 셋으로 나뉘면서 유사 사업이 겹치고, 사업 성격과 부처 역할이 어긋나는 비효율도 남아 있다.

김성동 교수는 “패키징 인력 부족의 원인이 사업 부재가 아니라, 양성 층위가 한쪽으로 쏠린 데 있다”며 “양적 배출을 넘어 연구개발을 감당할 고급 인력 공급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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