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까지 동원했지만… '네팔 대홍수' 수습 시신 90%가 '신원 미상'

네팔 누와코트 지역 비두르에서 발생한 대홍수 희상자들을 위한 대규모 매장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 누와코트 지역 비두르에서 발생한 대홍수 희상자들을 위한 대규모 매장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 보테코시 강 대홍수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망자들의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까지 동원했으나 대다수 시신이 훼손도가 심해 여전히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는 실정이다.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국가재난위험감축관리청(NDRRMA)은 현재까지 1367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나 신원이 확인된 것은 102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앞서 네팔 당국은 한 단체의 지원을 받아 신원 확인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했다. 페이스태그(FaceTagr)를 통해 수천 건의 기록 중 5~10건의 유력한 일치 사례를 확인해 검증 대상을 줄여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살아있는 사람의 경우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최대 99%까지 높아지지만 시신이 훼손되면 정확도가 떨어져 많은 시신이 결국 DNA 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네팔 치트완에 있는 데브갓 집단 매장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 치트완에 있는 데브갓 집단 매장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 내에서 DNA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기관은 경찰 중앙 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 과학수사연구소 단 2곳뿐이다. 이들 기관의 연간 처리 용량은 두 곳을 합쳐 1000건 미만이지만 이번 참사로 2000건이 넘는 검체 샘플이 한꺼번에 몰리며 극심한 업무 적체가 발생했다.

더욱이 많은 사망자들이 뒤늦게 발견돼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선한 혈액은 하루 이틀 만에 분석이 가능하지만, 수중 부패가 진행된 시신의 경우 치아나 뼈에서 DNA를 추출해 대조해야 하므로 최종 결과 확인까지 통상 2개월에서 4개월이 소요된다.

폭증한 검사 수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전문가 19명, 중국 전문가 4명, 한국 재난 대응팀 44명 등 국제 전문가 팀이 현장에 파견되어 신원 확인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위생 문제와 영안실 시설 부족으로 인해 당국은 DNA 샘플과 신원 기록, 치아·뼈 등의 법의학적 데이터와 사진 정보를 보존한 뒤 지정된 숲 등에 시신을 임시 매장하고 있다.

시신 구덩이에는 식별 번호와 QR 코드를 부착하고 GPS 좌표로 매장지 지도를 제작해 추후 관리를 도모하고 있다. 유족들은 향후 DNA 검사를 통해 친족 관계가 최종 입증되어야 매장된 시신을 발굴해 인계받을 수 있으며, 법적 보상 청구 기한은 최대 12년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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