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가상자산 사기 수법인 '러그풀(Rug Pull)'의 위험 징후와 투자자 점검 수칙을 14일 공개했다.
러그풀은 프로젝트 개발자나 내부자가 거래 풀에 공급한 유동성을 갑자기 회수하거나 보유 토큰을 대량 매도해 가격을 떨어뜨리는 사기 수법이다.
바이낸스는 가격 상승이나 높은 거래량 등 외형적인 지표만으로 러그풀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기 조직이 자신이 통제하는 여러 지갑 사이에서 같은 토큰을 사고파는 '가장매매'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지갑으로 비슷한 시점에 토큰을 매수해 실제보다 투자자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도 한다.
유망 프로젝트의 명칭이나 로고를 도용한 '카피캣 토큰'을 만든 뒤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 디스코드, 개인 메시지 등을 통해 매수를 유도하는 수법도 활용된다.
바이낸스는 토큰을 매수하기 전에 △프로젝트 관계자가 유동성을 임의로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지 △소수 지갑에 토큰 공급량이 과도하게 집중됐는지 △가격·거래량·보유자 수가 단기간에 급증했는지 △확정 수익을 보장하거나 즉각적인 매수를 유도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칭 토큰을 피하려면 프로젝트 공식 채널에 공개된 스마트컨트랙트 주소와 실제 거래 대상의 주소도 대조해야 한다.
스마트컨트랙트 검증이나 유동성 잠금 여부도 프로젝트의 안전성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않는다. 스마트컨트랙트 검증은 코드가 공개됐다는 의미이며, 유동성이 잠겨 있어도 내부자의 대량 매도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커뮤니티와 높은 거래량 역시 실제 이용자와 수요에 의해 형성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온체인 거래와 토큰 구조를 분석하는 보안 시스템도 잠재적 위험을 경고할 수 있지만 내부자의 의도나 향후 돌발 행동까지 예측할 수는 없다. 시스템에 위험 경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프로젝트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바이낸스는 강조했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러그풀은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지표만으로 정상 프로젝트와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가 스스로 다양한 위험 신호를 확인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술적인 보안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이 새로운 사기 수법을 이해하고 사전에 위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와 교육을 꾸준히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