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14일 장 초반 급락하며 670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이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4.43포인트(2.96%) 내린 6705.48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217.30포인트(3.14%) 하락한 6692.61로 출발한 뒤 한때 6600대까지 밀렸다.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약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2분에는 전 거래일보다 16.80포인트(2.05%) 내린 803.84를 나타냈다.
주말 사이 제기된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xAI CEO도 이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스스로 성능을 높이는 '재귀적 자기 개선'과 사이버 보안 위험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AI 투자 사이클의 둔화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비정규 거래 플랫폼에서 오픈AI·앤트로픽 관련 자산과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SK하이닉스 등이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규장에도 부담을 줬다.
오는 17일 새벽 예정된 9월 FOMC도 시장의 주요 변수다.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0.2%를 웃돌았다. 이에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90%까지 높아졌다.
시장 관심은 금리 인상 여부보다 향후 추가 긴축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이번 인상이 물가 재상승을 막기 위한 일회성 조치에 그칠지, 새로운 긴축 사이클의 시작이 될지가 증시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5%를 넘어 안착할 경우 성장주를 중심으로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오는 18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도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추가 긴축 의지까지 강하게 드러내면 엔화 강세와 일본 국채금리 상승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
지난 11일 미국 증시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6%, 나스닥지수는 0.96%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81% 상승했다.
이란과 걸프 국가 간 대화 추진 등으로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7%, 브렌트유는 2.81% 하락했다. 다만 원유 생산과 운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어 공급 정상화보다는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낮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 초반 AI주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지만, AI 투자 속도 조절 여부는 3분기 실적 시즌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단기 변동성을 현금 비중 확대보다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