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금융 회장 후보 “시스템·프로세스로”…분권경영 예고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문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문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재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으로 전환을 예고했다. '세대교체'를 단순한 연령 교체가 아닌 신속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 체계 구축으로 규정하면서 KB금융의 조직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14일 출근길 브리핑에서 “조직을 회장의 힘이 편중되고 집중되기보다는 프로세스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지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인의 개인기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닌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분권화된 조직, 지속 가능한 조직에 방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향후 인사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회추위가 강조한 '세대교체'에 대해 “나이로 세대교체라는 의미보다는 의사결정을 좀 더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젊고 또 세대교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연령에 국한하지 않고 역량과 전문성, 직원들과의 호흡, 조직원의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인지를 보겠다고 밝혔다.

계열사 대표 인사도 회장 개인의 판단보다 시스템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금융그룹이 클수록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계열사 대표 선임은 이사회 소위원회인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현재 KB금융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KB금융이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주가도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에서 자신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된 데 대해 “일등으로서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무겁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 머니무브, 고령화 등을 금융산업의 핵심 변화로 꼽았다. 이 후보는 향후 3~5년을 금융그룹의 명운이 달린 시기로 규정하며, AI·디지털 등 급격한 변화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전략에서는 자본시장 중심으로 이동하는 자금 흐름과 생산적·포용금융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춘 KB금융이 단순히 국내 금융그룹 1위에 머무르기보다 “산업의 새로운 표준과 기준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경영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방식의 변화와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KB금융그룹의 경영의 연속성, 전략의 연속성, 비즈니스의 연속성은 훼손되지 않고 잘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성과와 사업 기반은 계승하되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체계에서는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오는 11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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