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발족한 주파수 재할당 연구반이 지난해 3G·LTE 재할당 당시 논란이 된 동일 대역간 가격 형평성 문제를 놓고 제도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당시 같은 대역을 쓰는데도 과거 경매가에 따라 사업자별 재할당 비용이 달라지며 사업자간 논쟁이 격화됐다. 2028년 5G 3.5㎓ 대역 재할당을 앞두고 정부가 새로운 방안을 도출할 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할당 대가산정 제도개선 연구반'은 지난주 이동통신 3사 실무진을 불러 산정 방식에 대한 의견 청취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반은 지난달 주파수재할당 제도 개선을 목표로, 법률·경제경영·기술 전문가로 구성돼 발족했다. 과거 경매가가 만들어낸 사업자 간 대가 격차를 두고 첫번째 쟁점이 형성됐다. 정부는 지난해 3G·LTE 370㎒폭 재할당에서 직전 할당대가를 기준가격으로 놓고 가치 하락분 등 인하율을 일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2.6㎓ 대역을 놓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 갈등이 불거졌다. 초기 경매 낙찰 가격이 다르다보니, SK텔레콤이 동일한 2.6㎓ 대역 재할당에서 LG유플러스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재할당 대가를 지불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연구반에서는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 변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신규 할당과 분리된 별도의 재할당 산정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경매가에는 주파수 자체의 가치뿐 아니라 당시 경쟁 강도와 사업자별 입찰 전략이 함께 반영되는 만큼, 이를 수년 뒤 재할당 시점까지 끌고 오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됐다. 해외에서도 영국은 2.1㎓ 대역 재할당에서 과거 취득 가격 대신 당시 주파수 가치를 기준으로 동일 가격을 적용했다.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도 경매 당시 형성된 가격 차이를 재할당 과정에서 조정하고 있다.
김지훈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최근 세미나에서 “경쟁적 수요가 없는 재할당의 성격에 맞게 경매 당시의 특수한 상황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고, 재할당 시점 이후의 경제적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 산정식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구반에는 반대 의견도 제시됐다. 일부 사업자는 원하는 위치에 높은 값을 써낸 것이 사업자 선택이었던 만큼 이후에도 그 편익을 누리는 이상 초기 할당 대가가 재할당에서도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8년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5G 3.5㎓ 대역 재할당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2018년 최초 할당 경매에서 SK텔레콤은 100㎒폭을 1조2185억원, KT는 100㎒폭을 9680억원, LG유플러스는 80㎒폭을 8095억원에 확보했다. ㎒당 단가로는 대역 상단을 확보한 SK텔레콤이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갈등을 막고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면 특정 경매 사례의 유불리를 다투기보다 보편적으로 적용할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