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서 커지는 니코틴 파우치…국내는 '규제 정비' 과제

글로벌 담배업계가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에 이어 니코틴 파우치로 비연소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담배회사들이 관련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품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니코틴 제품을 담배에 포함하는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제품 특성에 맞는 세부 과세·관리체계가 부실한 탓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제작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제작 이미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KT&G가 스웨덴 니코틴 파우치 업체 어나더 스누스 팩토리(ASF)를 인수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대표 브랜드 '루프(LOOP)'는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KT&G는 지난해 미국 알트리아와 함께 ASF를 인수했으며, 실질 출자액은 약 1605억원이다. KT&G 관계자는 국내 출시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관련 시장과 제품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와 BAT로스만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필립모리스는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 '진(ZYN)'을, BAT는 '벨로(VELO)'를 보유하고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4년 100억달러를 넘어섰고 2027년 150억달러, 2028년 25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2025년 기준 진과 벨로가 각각 약 3분의 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PMI에 따르면 진의 판매 시장은 올해 1분기 58개에서 2분기 60개로 늘었다.

국내에서도 제도 변화는 있었다. 지난 4월 시행된 개정 담배사업법은 담배의 정의를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하는 제품에서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제품으로 확대했다. 합성니코틴을 포함한 니코틴 제품도 법적으로 담배에 들어왔다. 니코틴 파우치는 니코틴이 함유된 작은 파우치를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어 니코틴을 흡수하는 제품으로, 담배처럼 태우거나 전자기기로 가열하지 않지만 개정법에 따라 '담배'다.

다만 법적 지위를 정하는 것과 제품 특성에 맞는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행 지방세법은 '씹거나 머금는 담배'에 1g당 364원의 담배소비세를 적용한다. 개별소비세법과 국민건강증진법도 연초를 원료로 하지 않은 담배에 세율과 부담금의 50%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니코틴 파우치처럼 기존 궐련이나 전자담배와 사용 방식이 다른 제품에 기존 분류와 중량 기준 과세를 적용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업계에서도 국내 출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높은 세 부담과 가격을 꼽고 있다.

소비자 수요도 변수다. 니코틴 파우치는 연기와 냄새가 없고 별도의 기기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기를 흡입하는 방식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이 새로운 사용 방식에 얼마나 수요를 보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니코틴 파우치는 개정된 담배사업법상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에 해당돼 담배로 취급되는 것은 맞지만, 기존 궐련이나 전자담배와 사용 방식과 제품 특성에서 차이가 있어 기준이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성인 니코틴 소비자에게 다양한 비연소 제품 선택권이 제공될 수 있도록 이에 맞는 적절한 규제 체계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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