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에 확 큰 컴퓨터 산업...'기업'↑'커머셜'↓양극화

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에서 고객이 갤럭시AI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북6프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에서 고객이 갤럭시AI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북6프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국내 컴퓨터·주변기기 생산액이 2분기 '칩플레이션' 여파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다만, AI PC 등 기업용 수요는 살아났지만 개인용 커머셜 제품은 뒷걸음질치는 양극화가 확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발표한 '2분기 ICT 주요품목 동향조사'에 따르면, 국내 컴퓨터 및 주변기기 매출액(생산액)은 18조3738억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247.4%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119.6% 늘었다. 상반기 누계 매출액은 26조74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6.4% 증가했다.

주변기기 매출액은 2분기 17조77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3% 급증했다. 전분기 대비 125.9% 늘었다. AI 인프라 확대가 지속되면서 SSD 등 보조기억장치 수요가 급증하고 단가까지 오른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보조기억장치가 317.8% 증가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프린터부품(22.6%)과 저장매체(16.3%)도 늘었다.

컴퓨터 매출액은 5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전분기 대비 20.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데스크탑 PC가 27.9%로 가장 많이 늘었다. 중대형 컴퓨터(20.1%)와 기타컴퓨터(19.7%)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교체 수요와 단가 상승이 맞물리며 생산액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수요는 엇갈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6500만대에 그쳤다. 높은 부품 비용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수요는 둔화한 반면 기업용 수요는 유지됐다. 세계 1위 레노버조차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옴디아 조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뚜렷하다. 옴디아는 미국 PC 출하량이 2026년 연간 기준 10.7%, 하반기에는 18.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소비자용 PC 출하량은 2026년 연간 기준 13.6% 감소할 전망인 반면 기업용 PC는 9.3% 감소해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화는 글로벌 기업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HP 3분기 개인용시스템(PS) 부문 순매출은 11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컨슈머(개인용) PS 매출은 10% 늘어났고 커머셜(기업용) PS 매출은 22% 증가해 성장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체 출하량은 16% 줄었고 컨슈머 PS(△19%)가 커머셜 PS(△14%)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컨슈머 제품 부진을 커머셜 제품이 메우는 형국이다.

글로벌 PC 업계 관계자는 “AI PC 등 기업용 컴퓨터는 교체수요와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컨슈머 제품 수요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교체 사이클이 지나 기업용 제품 수요마저 꺾이면 실적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도 국내 대기업도 동일한 흐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뉴 갤럭시북6'를 119만원, '그램북 AI'를 145만원에 내놓으며 100만원대 초중반 가성비 모델로 둔화한 교체 수요를 잡으려는 전략에 나섰다. D램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속형 라인업과 구독 서비스 연계로 소비자 이탈을 방어하려는 것이다.


국내 PC업계 관계자는 “개인용 커머셜 시장 회복 없이는 표면적 수치만 성장하는 반쪽짜리 호황”이라며 “생산액과 매출이 늘어도 커머셜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한 업체들 고심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매출액(생산액), ( )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출처=ICT주요품목동향조사
컴퓨터 및 주변기기 매출액(생산액), ( )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출처=ICT주요품목동향조사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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