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진단에서 출발한 기업 플로트바이오가 물과 기름층을 활용해 생체신호를 검출하는 '블룸'(BLOOM) 기술을 치주질환과 임플란트, 피부 분야로 확대한다. 검체와 검출 대상 물질만 바꿔 하나의 진단 원리를 다양한 질환에 적용하는 전략이다.
방광암 진단제품 인허가를 추진하는 동시에 블룸 기술을 다질환 진단 플랫폼으로 확장해 종합진단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정영도 플로트바이오 대표는 “블룸은 방광암에만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검체와 검출하려는 물질을 바꾸면 다양한 질환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으로 바이오센서와 진단키트를 연구해왔다. 과거 LG화학에서도 바이오센서 개발을 담당했다. KIST 정영도 박사 연구팀과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를 계기로 방광암 진단기술을 개발한 뒤 사업화에 나섰다.
플로트바이오라는 사명에는 기술 특징이 담겨 있다. 블룸은 혈액이나 소변처럼 여러 성분이 섞인 검체층에서 직접 신호를 검출하지 않고 신호를 다른 층으로 이동시켜 확인한다. 물층에서 발생한 신호 전달 물질이 기름층으로 이동하도록 설계한 뒤 기름층에서 형광 신호를 검출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검체 성분이 진단 신호를 방해하는 현상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첫 적용 분야는 방광암이다. 방광암은 치료 이후에도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검사법인 방광경은 요도에 내시경을 삽입해 방광 내부를 확인해야 한다.
플로트바이오는 블룸을 활용한 소변 기반 검사로 반복적인 방광경 검사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방광경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소변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해 추적관찰 과정에서 환자의 통원과 검사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블룸은 방광암 환자와 비환자군 105명이 참여한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정확도 88.5%를 기록했다. 회사는 2030년 상반기 방광암 진단시장 진출을 목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위한 임상시험과 생산 적합성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후속 적용 분야는 구강 검체를 활용한 치주질환과 임플란트 주위 염증 진단이다.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면 잇몸뼈가 손실돼 임플란트가 흔들리거나 시술이 실패할 수 있다. 플로트바이오는 치료 이후 염증 상태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데 블룸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임플란트 기업과 진단키트를 임플란트 치료에 결합한 패키지 사업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피부 분야에서는 히알루론산과 콜라겐, 젤라틴 등을 활용해 피부의 수분과 장벽 상태 등을 수치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화장품 사용 전후 변화를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주고 진단 결과에 적합한 화장품을 연계하는 사업 모델이다.
정 대표는 “피부가 좋아졌다는 주관적인 느낌을 넘어 진단으로 정량적인 지표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트바이오는 이 밖에도 추가 진단기술과 관련한 논문 2∼3편을 토대로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진단 기술은 임상과 인허가, 생산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많지만 실제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며 “방광암을 시작으로 다양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관리하는 종합진단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