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온라인게임 회원가입 단계에서 요구되는 본인인증과 법정대리인 동의 의무는 여전히 남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야가 전체이용가 게임의 불필요한 인증 절차를 없애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으나 국회 소위원회 심사 절차를 둘러싼 이견으로 처리가 미뤄졌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돼 축조심사를 거쳤지만 의결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해 본인인증과 게임 이용시간 제한, 이용내역 고지 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이다. 당시 소위에서는 법안 내용보다 심사 진행 절차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의결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게임산업법은 청소년 온라인게임 이용자가 회원가입할 때 실명·연령 확인과 본인인증,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 전체 이용가 게임인데도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셧다운제의 잔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규제 개선에 여야와 정부의 이견이 없지만, 절차적 문제로 지연되는데 대해 업계는 속을 태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도 각각 전체이용가 게임의 본인인증과 법정대리인 동의 의무를 면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2025년 전체이용가 게임의 본인인증을 선택사항으로 바꾸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는 플랫폼 간 형평성 문제도 유발한다. 현행 가입관련 절차는 PC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모바일게임은 사실상 제외된다. 같은 게임을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제공하는 멀티플랫폼 환경에서 PC 이용자에게만 추가 진입 장벽을 두는 셈이다.
업계와 이용자단체는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사안인 만큼 게임산업법 전부개정 논의와 분리해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위 절차 논란과 별개로 유사한 여야 법안을 병합 심사해 정기국회 내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모든 연령이 이용할 수 있는 전체이용가 게임에까지 일률적으로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이용자에게도 불필요한 절차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청소년 보호라는 목적에 맞게끔 연령별 이용 가능 여부만 최초에 확인하는 수준으로 제도가 합리화 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업계와 이용자 모두 개선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