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2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시행을 앞두고 검토 중인 고난도 검사 보상 수준이 실제 원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업계 분석이 제기됐다. 수탁 업계가 정부가 당초 선정한 항목을 대상으로 모의 계산한 결과 가산율을 정부 검토안인 최대 50%에서 100%로 높여도 모두 원가를 충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검체 수탁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건복지부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을 위해 고난도 검사, 취약지, 프로세스 개선 등에 총 20%의 조건부 보상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난도 검사 가산 대상을 대폭 확대하되 항목별 가산율은 최대 50%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대상 항목을 늘리더라도 검사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면 공급 기반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탁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선정한 고난도 검사 항목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 가산은 실제 투입 원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산율을 실제 투입 원가에 상응하는 10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50% 가산이 실제 투입 원가를 보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난도 검사에 고가의 장비와 시약, 전담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도관리 비용도 상시 발생한다. 검사 빈도가 낮은 항목의 경우 이러한 비용을 분산하기 어려워 충분한 보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탁기관이 해당 검사를 유지·확충할 유인이 약해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고난도 가산과 취약지 가산을 일정 규모로 묶은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취약지 보상은 검체 수거·운송 등 물류비용을 보전하고 고난이도 검사 가산은 장비·시약·인력 등 검사 수행 비용을 보전하는 만큼 서로 다른 비용을 같은 재원 한도 내에서 경쟁시키는 방식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봤다.
다른 기업 한 관계자는 “만약 취약지 가산율이 고난도 가산율보다 높게 설정된다면 진입장벽이 높은 희귀·중증질환에 대한 고난도 검사 역량을 확충·유지할 유인이 약해질 것”이라며 “특히 이는 소수 상급기관으로 검사 수요가 집중되거나 국외 기관으로 이송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국외 수탁기관은 요양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전액 환자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수탁기관에 배정한 65% 보상률 중 조건부 보상 20%에 대해서도 업계와 이견이 크다.
현재 복지부는 조건부 보상 20% 중 프로세스 개선 보상에 가장 큰 비율을 배정하고 선지급에 일정 비율을, 성과평가 후 나머지 비율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는 선지급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체 추적, 온도 관리 등 시행 시점부터 프로세스 유지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보상 대부분이 사후 지급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세스 개선 보상의 선지급 비율을 높이는 것과 고난이도 검사 보상을 원가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고난이도 검사 수행의 사각지대를 막으려면 100% 가산에 추가 보상을 적용하고 선지급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고난도 검사와 빈도가 낮은 검사 항목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며 “항목별 가산율 상향에 대한 업계 요구를 알고 있고 조정 가능 범위를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