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싸고 편의성 낮다”…유료방송 경쟁력 저하가 위기 키워

조영신 미디어엔터연구소 대표가 지난달 30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KCTA 제공]
조영신 미디어엔터연구소 대표가 지난달 30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KCTA 제공]

유료방송 위기의 원인을 광고 규제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아니라 유료방송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 저하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일 케이블업계에 따르면 조영신 미디어엔터연구소 대표는 지난달 30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광고는 시청의 그림자”라며 “빠진 광고를 어떻게 메울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왜 방송을 보지 않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한국 시장을 '유사 코드커팅 시장'으로 규정했다. 유료방송 가입률이 97.5%에 달해 유료방송을 끊은 가구는 거의 없지만, TV로 방송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OTT를 TV 수상기로 이용하는 비율은 1년 새 23.8%에서 36.4%로 높아졌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첫 회 시청률 2.9%로 출발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한국 1위에 올랐다.

반면 광고 감소는 가팔랐다. 지상파 광고매출은 2015년 1조9112억원에서 2025년 6936억원으로 64% 줄었다. 조 대표는 이를 넷플릭스 탓으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독형 OTT를 제외한 TV 광고시장은 최근 3년간 한국이 43%, 중국이 38% 줄었다. 반면 미국·영국·프랑스는 최근 2~3년 감소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리니어 방송에서 빠진 광고를 FAST와 광고형 VOD가 받아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청자가 떠난 이유로 서비스 경쟁력 저하를 꼽았다. OTT에서는 방송이 시작된 뒤 들어와도 퀵VOD로 처음부터 볼 수 있지만 유료방송에서는 어렵다. 방송사별 VOD를 따로 구매하면 OTT 요금보다 비싸고, 컴패니언 앱은 권리관계 탓에 동시 시청도 제한된다. 조 대표는 “가격은 비싸고 서비스 품질은 낮고 이용 편의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광고 규제 완화나 방송통신발전기금 조정 같은 기존 처방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시장이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게 조 대표의 판단이다. 부담을 광고주·시청자·정부에 넘기는 해법일 뿐 사업자 스스로의 변화는 빠져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되감기나 VOD 요금 인하처럼 서비스를 바꾸는 해법은 플랫폼사와 채널사 모두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해 지금까지 추진되지 못했다고 봤다.

조 대표는 편성·요금·광고·VOD 창구를 OTT와 경쟁할 수 있는 구조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부터 실시간 방송에 타임시프트 기능을 도입할 수 있다”며 “규제 완화로 2~3년의 시간을 번다면 그동안 유료방송사업자와 채널사업자가 손을 맞잡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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