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뿐만 아니라 선박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한 분야로, 그 지위를 계속 공고히 해야 합니다. 다만 이는 홀로는 어려운 일인만큼 '협력'으로 기술 초격차를 이루고, 국가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난 8월 취임한 정종진 신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소장의 말이다. 기관을 이른바 '국가 해양기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국가 전반의 선박해양분야 기술 역량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전체 연구기관, 기업이 연계해 시너지를 내야만 엄중한 세계 시장 경쟁에서 우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라며 “그러려면 모든 플레이어가 모여 교류하는 '마당'이 필요한데, 우리 KRISO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애초에 KRISO가 사람들이 모이는 마당이었다고 언급했다. 대덕연구단지 조성 초기부터 자리 잡은 KRISO는 설립 초기부터 선박 시험을 위한 '선형시험수조'를 핵심 연구시설로 구축했다. 선박의 추진기 성능 시험 등을 위한 '캐비테이션터널', 얼어붙은 바다를 모사해 극지운항 선박의 성능을 시험하는 '빙해수조' 등 세계 수준의 시설 인프라가 기업 등 외부 협력대상들을 끌어 온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돌이켜보면 우리 KRISO는 이전부터 플랫폼 역할을 해온 곳으로, 경남과 전남권 등 지역거점 역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프라를 갖춰 각 지역의 협력 거점이 되고 있다”며 “이런 훌륭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도움이 필요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찾아 오고,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내는 구심점이 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KRISO 한 곳만의 발전이 아닌, 전체 산업·생태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인 목표는 초격차 실현과 중국에 대한 우위 확보다. 정 소장은 “KRISO가 민간에서 나서기 어려운 원천 연구를 이끌고 기업 등 다른 주체와 협력해 기술 실증까지 이뤄내면, 해당 기술을 표준화하고 세계 시장에 나아가는 길이 열린다”며 “우리 협력 플랫폼으로 기술 초격차를 이뤄내고 매서운 중국의 추격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어 KRISO 밖, 기업과 대학에서 커리어를 쌓은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현대중공업 연구소에서 20여 년을 보낸 그는 여러 영역의 연구개발(R&D)을 주도했다. 이밖에 기획과 기술사업화, 해외 발주처와의 네트워킹 경험도 풍부하다.
정 소장은 “R&D에 베이스를 두고 있지만 응용과 실용 연구, 문제해결 등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제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물론, 외부에서 와 구성원에게 믿음을 얻는 과정이 필요한데, 최선을 다해 소통하며 내부에서의 협력을 먼저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