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진' 도입 앞두고 안전·접근성 공방…국감 이후 세부지침 주목

현대약품이 국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영국 라인파마인터내셔널의 '미프진미소' (사진=라인파마)
현대약품이 국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영국 라인파마인터내셔널의 '미프진미소' (사진=라인파마)

내년 1분기 국내 도입을 앞둔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지미소'(미프진)가 이달 국정감사 검증대에 오른다. 정부가 '임신 9주 이내 사용'과 '초기 2년간 의료기관 처방·조제'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 의료 현장에서 적용할 세부 기준이 상당 부분 정해지지 않아서 국감 이후 도입·사용 기준이 얼마나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6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3일 열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 미프진 국내 판권을 보유한 현대약품의 이상준 대표를 참고인으로 부른다. 미프진 도입 관련 허가 신청과 안전관리 준비에 대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7일 열리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임신중지 의약품에 대한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27일 열리는 종합감사에서는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과 이재관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에 따른 안전성 문제와 실제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관리 체계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미프진 허가부터 안전관리, 처방 의료기관 기준, 복용 후 관리, 미성년자 처방,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 처방 과정 전반에 걸쳐 다양한 쟁점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불명확한 도입·사용 기준이 국감 이후 얼마나 명확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가 지난달 16일 임신중지 의약품을 국가 의료체계에 공식 편입하겠다고 발표한 후 의료계에서는 세부 기준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어떤 의료기관과 의사가 미프진을 처방할 수 있는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 역량을 갖추는 것을 기준으로 검토하되 산부인과 전문의로만 제한하지 않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 의료기관 시설과 인력 기준, 의사 자격 범위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임신중지 의약품이 수술 치료에 비해 간편한 대안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출혈, 극심한 복통, 불완전 유산, 패혈증 등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의료행위라는 점에서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법·제도 기준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의료진 재량 아래 국가 책임을 개별 의사와 환자에게 떠넘기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초기 2년간 의료기관 '원내 조제'로 한정하고 이후 약국 조제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뜨거운 감자다. 의사 처방·약사 조제라는 의약분업 원칙에 어긋난다며 대한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병원 내 조제로 제한할 경우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환 기준도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성년자 처방도 쟁점 중 하나다. 미성년자가 임신중지 의약품을 처방받을 때 보호자 동의 의무화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미성년자의 안전한 임신중지 방안을 향후 가이드라인에 담겠다는 방침이지만 보호자 동의를 의무화하면 오히려 청소년의 제도권 의료기관 이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가격도 논의가 필요하다. 정식 의약품이 도입되더라도 약, 초음파·진료비 등을 비급여로 설정하면 청소년이나 저소득층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시민·보건의료단체는 비용 부담으로 제도권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워지면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는 임신중지 의약품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감 이후 처방 의료기관 기준, 약국 조제 전환 조건, 투약과 추적관리 방식 등 아직 불투명한 기준들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현장 혼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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