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부발전이 인공지능(AI)으로 유연탄 재고를 최대 90일 앞까지 내다보는 통합관제 체계를 가동한다. 선박 운항부터 하역, 저탄장 재고까지 연료 수급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예측·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유연탄 수입·재고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지난 30일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당초 10월 말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핵심 기능을 단계적으로 조기 개통해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겼다.
이번 시스템은 서부발전이 지난 6월 구축한 '선박운항일정 자동화 예측시스템(ETA-Pro)'을 외항 대기와 하역, 저탄장 재고 관리까지 확장한 것이다. 기상 악화와 항만 혼잡 등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담당자 경험과 엑셀 집계에 의존하던 수급관리 방식을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전환했다. △선박 수송 △외항 대기 △하역 △재고 현황 △종합관제 등 6개 모듈로 구성했다.
서부발전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바탕으로 유연탄 수송선 위치를 30분 간격으로 갱신한다. 생성형 AI가 이를 분석해 도착 시각을 예측한다. 외항 대기 중인 선박의 접안 가능 시점은 대기 순번·조석·기상 여건을 고려해 산출한다. 하역 진척도와 탄종별 재고량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핵심 기능은 앞 단계 예측이 달라지면 이후 단계에 순차 반영하는 '연쇄 예측'이다. 선박 도착이 지연되면 대기·접안·하역 예상 시점을 차례로 재계산하고 저탄장 재고 전망도 새로 내놓는다. 유연탄 소진 시점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으며, 재고가 안전 기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 경보를 발령한다.
종합관제 화면에서는 재고량·선박별 진척도·재고 전망·부서별 조치 사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엑셀 취합과 이메일 보고에 의존하던 집계 절차도 자동화해 부서 간 수치 불일치나 누락을 줄였다.
시스템은 외부 용역 없이 연료 조달 부서와 AI 전환 부서의 협업으로 자체 개발됐다. 태안발전본부는 발전 데이터 제공과 운영 검증을 맡았다. 생성형 AI에는 소수의 예시 데이터를 활용하는 퓨샷(Few-shot) 방식을 적용해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따로 구축하지 않고도 예측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게 했다.
서부발전은 핵심 기술인 '선박 도착 예측·알림 알고리즘'의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 교육과 운영 정보 축적으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타 발전사와 시스템을 공유하는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항만 안전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항만안전알리미(PortSafe)' 서비스도 준비한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안정적인 연료 수급과 국가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며 “자체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발전업계와 공유해 공공부문의 AI 전환 확산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웅 기자 y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