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이 최대 2조원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해외 투자를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본건전성과 주주환원 정책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다.
삼성생명은 지난 7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15억달러 한도, 만기 30년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8일 공시했다. 연내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공시상 기준환율인 달러당 1343.40원을 적용하면 최대 2조151억원 규모다.
이번에 발행하는 증권은 제1회 해외 이권부 무보증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이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 사모 방식으로 발행하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발행 한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무리 없이 조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을 고려해 정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해외 투자 확대와 재무건전성 관리에 함께 대응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면서도 자본건전성과 주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자금조달 목적은 지급여력비율 제고이며, 조달액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해외 투자 강화라는 경영 방향 아래 자본 여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공시에서 특정 투자처나 개별 인수·합병 대상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 형태로 발행하지만 자본 성격을 갖도록 설계한 금융상품이다. 이번 증권은 만기를 30년으로 설정하되, 회사가 만기 시 상환하지 않으면 30년씩 자동 연장하는 구조다. 장기 자금을 확보하고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금융감독원 승인과 지급여력비율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해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자는 원칙적으로 6개월마다 지급하고, 적용 금리는 5년마다 미국 국채금리와 최초 가산금리를 반영해 재설정한다.
삼성생명은 연내 발행을 목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획득하고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인 로드쇼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자자 수요를 확인하면서 구체적인 조달 조건을 정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사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한편 표면금리와 청약일, 납입일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해외 투자자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주관사와 협의한 뒤 정정 공시할 예정이다. 시장 상황과 감독당국 협의 과정에 따라 발행 금액과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